[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최순실씨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안종범 전 대통령실 정책조정수석을 2일 소환했다. 수석에서 물러난지 3일만에 피의자로 조사를 받는 것이다.
검찰은 이날 오후 1시50분쯤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안 전 수석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안 전 수석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통해 대기업들로부터 800억원대 지원금을 받은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최순실씨가 사실상 두 재단을 운영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안 전 수석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과정에서 대기업에 압력을 행사했는지와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행동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안 전 수석은 검찰에 출석해 전경련이 두 재단 출연금을 모금할 때 직접 지시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통한 심정이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금 모금이 모두 본인의 판단인지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대행했는지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모두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다.
또 출연금 모금에 강제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비롯해 책임진다고 말했는데 법적 책임을 의미하는 것인지, 최씨를 모른다고 했는데 지금도 모르냐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해서는 모두 "검찰에서 모두 말씀드리겠다"라고만 말했다.
재단 관계자들을 모른다고 했는데 아무도 기억이 안 나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아무 말 없이 서울중앙지검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안 전 수석의 청와대 집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안 전 수석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9월29일 안 전 수석을 비롯해 최씨 등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검찰은 최씨를 지난달 31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뒤 1일 긴급체포해 계속 수사를 벌였다. 이후 2일 최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안종범(가운데) 전 대통령실 정책조정수석이 2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