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올 연말 저렴한 가상현실(VR) 헤드셋 출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VR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IT업종 중 D램, OLED 제조사 등에 수혜가 따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윈도10 행사에서 내년 봄으로 예정된 윈도10 크리에이터 업데이트 때 2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의 VR 헤드셋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소니는 최근 플레이스테이션 VR을 399달러에 내놓으면서 일본에서 1주일만에 5만대를 판매하는 등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VR 시장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하드웨어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자 VR 수요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또한 콘텐츠도 이목을 끄는 분위기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VR을 출시하면서 전용 게임 27개 타이틀을 함께 발표하기도 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VR 수요 본격화는 일단 D램과 OLED 업종에 긍정적"이라면서 "VR용 PC는 D램 탑재용량이 일반 PC의 3~4배 이상"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VR 헤드셋에는 OLED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다"면서 "VR 헤드셋이 많이 팔리면 OLED 패널 업체와 관련 장비, 재료 업체들에게 수혜"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내에서 콘텐츠 부문까지 수혜가 확산되는 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시장을 보면 글로벌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VR과 같은 신기술을 기존의 지적재산권(IP)과 접목하면서 신시장 개척을 활발히 모색 중이지만 국내는 아직까지 가시적으로 드러난 성과가 부족하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본다면 국내 게임업계에 가시적 수혜는 없을 것"이라며 "국내 업체가 이러한 시장을 선도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광고수익이 확대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글로벌 게임업계에 긍정적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지난 9월 열린 도쿄 게임쇼에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헤드셋을 써보는 한 참가자의 모습.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