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연 포스코 사장, 더블루케이 요구 사실상 거절

“협의 후 진척 사항 전혀 없어”

입력 : 2016-11-03 오후 4:47:00
황은연 포스코(005490) 경영인프라본부장 사장(사진)이 스포츠단을 만들자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의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더블루케이’의 조 모 대표가 황 사장에게 배드민턴팀 창단을 협의했으나, 황 사장은 투자관련 요청을 우문현답으로 사실상 거절했다.
 
황 사장은 지난 2월23일 더블루케이와 처음 통화했다. 이후 황 사장과 더블루케이 조 대표가 만남을 갖고 배드민턴팀 창단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포스코가 배드민턴팀 창단에 회의적이었고, 사업에 대한 진척이 없자 조 대표가 더블루케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케이스포츠재단 관계자를 통해 당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권력행사를 부탁한 것이다.
 
이와 관련 케이스포츠재단 관계자는 안종범 전 수석에게 "포스코 사장과 미팅에서 고압적인 태도와 체육은 관심 밖이라는 태도를 느꼈고, 배드민턴단 창단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본인의 관심사인 바둑을 주제로 이야기했다고 한다"는 보고를 올렸다. 
 
이에 안종범 전 수석은 케이스포츠재단 관계자를 만나 "포스코 회장(권오준)에게 얘기한 내용이 사장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즉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포스코에 있는 여러 종목을 모아서 스포츠단을 창단하는 것으로 하겠다”면서 “다만, 이 사항은 VIP(박 대통령)께 보고 하지는 말아 달라"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포스코 측은 더블루케이 조 대표에게 "어제 회의에서 언짢게 했다면 미안하고 오해를 풀어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케이스포츠재단에 대한 자금 제공 문제와 관련해서도 "검토해보겠다"는 의례적 입장만을 고수했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스포츠단 창설하는 것과 관련한요청사항이 있었으나, 여력이 없었다”면서 “실제로 스포츠단이 창설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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