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비자카드 신상품 비중 줄였다

수수료 인상 영향…카드사 잇단 공정위 제소…소비자 불매운동 전개

입력 : 2016-11-06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국내 카드사 신상품 가운데 비자카드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비자카드 수수료 인상과 관련해 국내 카드사들의 공정위 제소가 이어지고 있어 이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기준 국내 카드사가 출시한 신상품 가운데 해외겸용 서비스 부분에서 비자 카드의 비중이 감소했다.
 
실제로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 6월 이후 출시된 10개 상품 중 2개만 비자카드와 제휴됐다. 또 같은기간 우리카드는 4개 중 1개, 하나카드 4개 중 1개의 상품을 비자카드와 제휴했다.
 
특히 삼성, 현대카드는 하반기 출시된 신상품 2개 가운데 비자카드 상품은 하나도 없었으며 롯데카드 역시 신상품 1개로 마스터카드와 제휴한 모습이다.
 
현재(올 1분기 기준) 국내 신용카드 해외 사용금액 기준 해외 결제망 제공 카드사 비중은 비자가 54%로 절반이 넘었으며 마스터 35.4%, 아멕스 4.8%, 기타(유니온페이 등) 5.7%를 기록했다.
 
아직까지 해외결제시 절반이상 비자카드의 결제망을 사용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이 내놓는 신상품에서 비자카드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마케팅 전략에 따라 유니온페이나 마스터카드와의 제휴 비중이 늘어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실상 비자카드의 일방적인 해외수수료 인상 통보와 관련해 카드사들이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최근 비자카드에 불공정행위에 대해 공정위에 제소를 신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자카드의 실적이 줄어든 것은 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신협회 관계자는 "실제로 카드사들의 실적에서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만큼 가시적인 의사를 밝히기 어렵지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내 카드사들은 비자카드 해외수수료 인상안과 관련해 미국 비자카드 본사를 방문하고 수수료 인상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자, 지난 달 28일 BC카드가 비자카드를 대상으로 낸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시작으로 국내 8개 카드사들은 이번 주 안으로 개별 제소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수수료 인상은 당사자 간의 협의를 통해 진행되는데 비자카드는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통보를 한 것"이라며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상에 대한 문제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해외결제 수수료가 오르게 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비자카드 문제와 관련해 금융시민단체들은 오는 7일 비자코리아를 방문하고 불매운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비자카드를 이용한 해외 수수료가 10%인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자카드를 둘러싼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카드사 신상품 가운데 비자카드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정운기자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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