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개명 최서원·구속)씨를 수사 중인 검찰이 8일
삼성전자(005930)를 전격 압수수색하며 최씨의 딸 정유라(20·개명 전 정유연)씨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부터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서, 한국마사회 사무실, 대한승마협회 사무실, 관련자들 주거지 등 총 9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은 정씨의 승마선수 활동 과정에서 제기된 삼성그룹의 여러 특혜 의혹을 겨냥한 것이다.
삼성은 최씨 모녀 소유의 독일 법인 비덱스포츠에 280만유로(약 35억원)를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돈은 원래 명목인 컨설팅 비용으로 쓰이지 않고, 오직 정씨를 위한 독일 현지 말 구매와 전지훈련 등에 쓰인 의혹을 받고 있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대한승마협회는 2020년까지 정씨 종목인 마장마술에 186억원을 지원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정씨만을 지원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었느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이 로드맵의 초기 작성자로 의심받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계열사 합계 204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은 두 재단에 돈을 낸 53개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7일 대기업 총수 수사 가능성에 대해 "지금 제기되는 여러 의혹과 관련된 것 아닌가. 필요하다면 수사해야 한다"며 "53개 기업 전수조사를 위해 부부장 1명에 검사 2명으로 팀을 꾸렸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김모 삼성전자 전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번 수사에서 국내 대기업으로는
SK(003600)그룹과 롯데그룹에 이어 세 번째 관계자 조사였다.
한편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연관성에 대해서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월 말에서 3월 초 박 대통령과 독대했다는 의혹과 정호성(47·구속)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검찰에 박 대통령 지시로 문건을 최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는 보도에 대해 모두 "진술 내용은 확인 불가"라고 말했다.
이어 직권남용·사기미수 혐의로 구속된 최씨에게 알선수재 혐의가 추가 적용될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관계 확인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최순실씨 의혹과 관련해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취재진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