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백화점업계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신규 점포를 출점한 업계 2, 3위
현대백화점(069960)과
신세계(004170)는 성장세를 보인 반면,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정부 주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집객효과에 힘입어 총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크게 성장했다.
현대백화점은 3분기 연결 기준 총매출 1조26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신장했으며, 영업이익도 17% 오른 819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 역시 연결 기준 총매출 1조45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3.7%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412억원으로 8.1% 신장했다. 특히 별도 기준으로 집계한 영업이익은 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2.4%나 성장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규모 신규 출점 점포들이 제자리를 잡아가면서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판교점과 디큐브시티점, 동대문시티아웃렛, 송도프리미엄아웃렛을 잇따라 오픈하며 그동안 업계가 주목하지 않았던 젊은층 고객들을 불러모았다. 개점 당시 수도권 최대 백화점으로 이목을 끌었던 판교점은 지난해 8월 오픈 후 만 1년 동안 매출 7500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목표를 무난히 달성했다. 이는 전국 백화점 중 개점 1년차 최고 매출 기록으로 방문객 수만 1500만명에 달했다.
신세계도 올해 김해점과 스타필드 하남점을 신규 오픈했다. 특히 올해 리뉴얼·확장 오픈한 서울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이 몸집불리기에 큰 역할을 했다.
반면 롯데백화점은 저조한 3분기 실적을 보였다.
롯데쇼핑(023530)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3분기 매출은 1조97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00억원으로 12% 줄었다.
롯데백화점의 큰 덩치가 독이 됐다. 메르스 파동을 겪었던 지난해부터 줄곧 쌓여온 재고소진을 위해 대규모 출장세일 등을 진행하면서 판관비를 많이 쓴 것이 영업이익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아울러 최근 백화점업계에 불고 있는 식품관과 생활가전의 인기도 마진이 낮은 상품군인 탓에 실적 향상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또 경쟁사들과 달리 롯데백화점은 최근 1년간 서울 가산, 경남 진주 등에 일부 도심형 아웃렛을 오픈한 것을 제외하면 신규 출점이 없었다는 점도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또 당분간 신규 오픈 계획 역시 재고소진에 촛점이 맞춰진 아웃렛 점포 4~5곳이 전부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등 경쟁사들이 높은 실적을 보인 것은 각각 판교점, 강남점 등 대형 점포를 잇따라 신규·확장 오픈했기 때문"이라며 "롯데백화점은 워낙 점포 수도 많고 매출규모도 높아 대형점포가 아닌 도심형 아웃렛 오픈으로는 실적 개선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와 올해 초 각각 신규·확장 오픈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왼쪽)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오른쪽) 전경. (사진제공=현대백화점·신세계)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