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주간사 사업포기라는 대형 악재를 딛고 잠시 희망의 불씨를 살렸던 위례신사선 사업이 또 다시 위기에 처했다. 주간사 바통을 넘겨받은 GS건설마저 발을 뺄 가능성이 있는데다, 나머지 업체들 역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주간사인 삼성물산(000830)의 사업 공식 포기 선언으로 위기에 처했던 위례신사선 사업이 좀처럼 나아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사업 컨소시엄으로부터 삼성물산 다음 많은 지분을 보유한 GS건설(006360)을 주축으로 내년 1월까지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는 의사를 전달 받았다고 밝혔지만, 정작 당사자인 GS건설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빠진 이후 나머지 컨소시엄사간 논의는 진행 중이지만 가장 큰 지분을 가진 우리 입장에서 기존 조건을 그대로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사업성에 대한 원점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존 위례신사선 컨소시엄사간 지분은 삼성물산이 28%로 가장 많았고, 이어 GS건설 25%, 두산건설(011160) 15.5% 등 순이었다. 이밖에 SK건설과 대우건설(047040), 포스코건설 등이 각각 약 1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빠지며 공백이 생긴 28% 지분에 대한 처분은 현재까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GS건설을 새 주간사로 선정하며 재가동 불씨를 살렸던 위례신사선 사업이 GS건설 사업 원점 재검토에 재차 위기를 맞았다. 위례신사선 노선예정도. 자료/서울시
삼성물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컨소시엄 내부에서 지분을 재조정하거나 새로운 사업자를 합류시키는 방법이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역시 결코 쉽지만은 않다. 검증되지 않은 사업성에 지분 비중이 높은 회사들은 기존 수준보다 높은 지분을 가지고 가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고, 낮은 지분율을 가진 곳들은 더욱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 사업자 합류에 대한 전망은 더욱 어둡다. 삼성물산이 사업에서 손을 뗀 이유가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이었고, GS건설마저 사업성 재검토에 나서며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컨소시엄사들의 제안 제출시간을 최소화 하도록 조율해 당초 목표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커져가는 탓에 최소 일정 연기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위례신사선 컨소시엄사 관계자는 "10% 내외 지분을 가진 회사들은 어차피 목소리를 크게 낼수 있는 편도 아니고, 새 사업자가 들어오든 그대로 하든 기존 수준의 지분율이면 사업에 참여하고 아니면 말겠다는 식"이라며 "각 사별 가이드 라인이 확고한 만큼 재조정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