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범부처 단일사업단을 발족하는 등 미세먼지 문제에 적극 대응할 뜻을 밝힌 가운데, 공기청정기업계에서는 14일 “제품 품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와 “일부 대형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했다.
미래창조과학부, 환경부, 보건복지부는 지난 13일 합동으로 ‘과학기술기반 미세먼지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유입 ▲측정·예보 ▲집진·저감 ▲보호·대응 등 4대 분야에 총 3000억원을 투입해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내년부터 3년간은 423억원을 투자해 발생원인과 주요 오염원별 기여도 정량적 규명에 집중한다.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상태를 보인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흐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 측은 2023년까지 사업장 초미세먼지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총 47조원의 국내외 시장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자리 창출 효과 역시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또 이번 전략으로 마련된 성과를 민간에 확산하고 기술 산업화와 제품 해외수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신기술의 인·검증 절차 간소화(현재 약 6개월 소요), 공기청정기 필터 표준화 등도 검토·추진 중이다.
이러한 정부 발표에 공기청정기 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 관계자는 “지난번 3M 항균필터 OIT(옥틸이소티아졸린) 검출 사태는 업체들이 정화 기능 향상을 위해 사용했는데 오히려 문제가 된 경우”라며 “정부가 필터 표준 기준을 마련해준다면 선의의 피해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반색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최근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많은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관련 기술의 산업화를 지원하고 표준화 하면 제품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칫 일부 대형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것 아니냐고 경계하는 의견도 있었다. 해당 관계자는 “업체들이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하면서 정화방식도 다양하게 가져가고 있다”며 “정부가 정화방식이나 기준을 획일적으로 정한다면 소형 업체들이 고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약 1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크게 일시불(삼성전자, LG전자, 대유위니아, 블루에어, 샤오미 등)과 렌탈(코웨이, 청호나이스, 동양매직, 쿠쿠전자 등)로 양분돼 있다. 일시불의 경우 직접 필터 교체가 가능한 젊은 층의 호응이 높고, 렌탈은 기존 정수기나 비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많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