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여야 합의로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법안이 채택된 가운데, 대통령이 자신을 수사할 특검 임명에 실제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정연순)는 15일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특검 임명과 운용에 개입할 수 있다”면서 “수사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수사 하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법률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별검사 후보는 2명, 특별검사보 후보는 8명의 복수로 추천하도록 해 수사대상이 되는 대통령이 임명에 관한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민변은 또 “특검법은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고 있고, 정윤회 문건 수사 당시의 검찰의 부실 수사 및 우병우 개입 의혹,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국정농단 의혹, 세월호 7시간의 대통령 행적 의혹 등 중요한 사건들이 명시적인 수사대상에서 누락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도 법적으로 수사대상임을 명확히 규정해 특검에게 수사 ‘의무’를 법으로 명령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민변은 특검 권한의 범위를 두고서는 “특검의 강제수사권과 관련 형사소송법 110조(군사상 기밀과 압수), 111조(공무상 기밀과 압수)의 압수?수색 제한 규정에 대한 예외 조항을 설정하지 않은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본 조사 70일 등 최장 120일인 특검 수사기간도 짧다고 민변은 지적했다.
민변은 “실효성 있고 정당한 특검법이 되기 위해서는 각 문제점들이 해소돼야 한다”며 “정치권은 즉시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법률안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은 14일 ‘박근혜 정부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을 17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임박한 가운데 청와대는 변호인으로 검사 출신인 유영하(54·연수원 24기) 변호사를 선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검찰수사 수용 입장을 밝히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