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올해 코스맥스가 한국콜마를 누르고 화장품 ODM 시장 1위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올 3분기 연결 누적매출액은 5572억원으로 4818억원을 기록한 한국콜마를 앞섰다. 작년까지는 한국콜마(5358억원)가 코스맥스(5333억원)를 근소하게 앞섰는 데 뒤집힌 것이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각각 7352억원과 6610억원이다.
지금까지 두 회사는 화장품 사업부 매출을 두고 서로 1위라고 설전을 벌여왔다. 연결기준에 반영되지 않은 자회사의 실적을 더하고 제약 등 비화장품 사업부의 매출을 빼는 등 서로 다른 셈법을 주장해온 것.
그러나 지난해 연간 기준 2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 격차가 올 3분기 말까지 750억원 이상으로 벌어지면서 업계에서는 코스맥스가 확실히 앞서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콜마의 연결 매출액 중 26%가 제약 부문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다.
증권가 등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내년 예상 매출액은 9151억원, 한국콜마는 7842억원으로 매출 1조원 고지에도 코스맥스가 좀 더 앞선다는 분석이다.
양 사의 실적 차이가 두드러지는 부문은 해외 시장이다. 특히 중국시장에서의 매출 차이가 크다.
지난 2004년 중국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한 코스맥스는 연 30%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3분기까지 코스맥스차이나의 매출액은 1870억원, 광저우코스맥스는 243억원를 기록하며 중국에서만 21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반면 한국콜마의 베이징 자회사인 북경 콜마는 올 1~3분기 36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중국 진출 시기는 2007년으로 코스맥스보다 3년 늦는데 그쳤으나 매출액은 6배 차이를 기록했다. 북경콜마의 생산 능력이 작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북경콜마의 생산능력을 증설한데다 내년 연간 4억개 생산능력을 갖춘 우시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어 한국콜마의 중국 매출은 현재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른 수혜도 코스맥스에 좀 더 집중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색조 화장품에 부과하던 소비세를 30%에서 15%로 전격 인하했는데 색조화장품 생산 비중이 50%가 넘는 코스맥스가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콜마의 색조화장품 생산 비중은 18% 수준이다.
최근 오너 2세인 윤상현 대표 체제를 갖춘 한국콜마는 중국 보다는 미국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화장품 유통업체 웜저와 함께 색조 ODM 업체 PTP를 인수하며 2018년 매출 1조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다만 PTP가 연 매출이 500억원에 불과한 작은 규모의 회사인데다 매년 비슷한 매출 규모르 ㄹ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가 당장은 플러스 측면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성장성과 관련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콜마 측은 "이번 인수는 한국콜마가 강점을 가진 기초 부분과 PTP가 강한 색조 부분을 넘나들며 유연하게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웜저의 유통망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PTP를 통한 미국 시장의 성장률을 올해의 두배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