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버티기 경쟁'서 우회 조짐

입력 : 2008-03-07 오후 4:41:56
D램 공급 과잉으로 반도체 경기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불황타개를 위한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D램 반도체 시장 점유율 세계 2위인 하이닉스반도체의 하반기 투자 축소 움직임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간 D램 공급 과잉에도 불구하고 버티기 경쟁에서 사실상 전략적 방향 수정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하반기 유연한 투자 조절 가능성이 알려졌다며 하반기 반도체 업황 회복이 늦춰질 경우 하이닉스의 투자계획 변경 가능성을 제기했다.
 
올 상반기 2조원, 하반기 1 6000억원 등 올해 총 3 6000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운 하이닉스가 하반기 반도체 업황 상황에 따라 투자 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D램 공급조절을 야기해 반도체 업황 회복을 가져올 것이며, 하이닉스로선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포기하는 대신에 업황 회복을 통해 더 큰 이득을 얻겠다는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에서 버티기 경쟁대신에 전략적 수정에 나섰다는 것인데, 이는 최근의 하이닉스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김 연구원은 하이닉스는 D램은 그나마 신제품이 정상궤도 진입 중이지만 플래시 신제품은 계속 지연돼 1분기 플래시 출하는 역성장, 2분기 성장률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사업군의 다양성 측면에서 타 경쟁업체와 비교할 때, 타 업체와의 계속된 버티기 경쟁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전 버티기 경쟁에서의 이 같은 방향으로의 전략적 수정이 자칫 타 경쟁업체들에게 선발업체로서의 지위를 내주는 꼴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관측도 엿보인다.
 
하이닉스의 이 같은 전략적 방향 수정 움직임이 과연 반도체 시장에서 어떤 영향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스토마토 정경준 기자(jkj85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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