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지난달 머니마켓펀드(MMF)로 은행 등의 단기여유자금이 밀려들면서 자산운용사의 수신이 7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은행 수신은 증가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산업은행 분할 · 하나카드 분사 영향과 함께 정기예금 수신 증가액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정부 규제와 가격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고 단기자금 증가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 MMF로 단기자금 집중..마이너스통장대출 급증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09년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산 운용사의 수신은 4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4월 2조2000억원 증가 이후 7개월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한은은 은행 등의 단기여유자금이 대거 유입돼 MMF가 지난 10월 6조2000억원 감소에서 지난달 5조1000억원의 큰 폭 증가로 전환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현기 한은 통화금융팀 차장은 "연말에는 기업들이 부채관리를 위해 맡겨둔 자금을 빼거나 펀드 환매가 늘어나는 등 자금소요가 늘어나게 되는데 여기서 생기는 일시적 여유자금들이 고금리의 MMF로 몰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의 수신은 증가규모가 10월에 비해 크게 줄었다.
10월말의 산업은행 분할과 11월말의 하나카드 분사에 따른 금융채 이관분을 감안할 때 은행 수신 증가규모는 지난 10월 9조8000억원에서 지난달 2조8000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정기예금이 일부 은행의 금리인상 등으로 증가세를 지속했지만 증가규모가 10월의 13조2000억원에서 지난달 4조5000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영향도 컸다.
주택담보대출은 대출규제 강화와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
김 차장은 "입주물량이 늘어난 결과 입주 전 자금처리를 위한 집단대출이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이 2000억원 가량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연말을 맞아 은행영업점들이 실적평가를 앞두고 대출 확대에 나선 결과 1조원이나 급증했다. 지난해 7월 1조2000억원 이후 1년4개월만에 최대 증가치다.
◇ 단기자금 증가율 최고수준..추석 현금통화 몰려
단기자금의 증가율은 최고수준을 이어갔다.
한은이 이날 함께 발표한 '10월중 통화 및 유동성 동향'에 따르면 단기자금 지표인 협의통화(M1)는 평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증가한 37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2002년 8월 20.3% 증가한 이후 7년 2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M1은 민간이 보유한 현금과 은행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으로 구성된다.
김화용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월초 추석 연휴의 영향으로 현금통화기 크게 증가했지만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은 월말 부가가치세 납부에 따라 증가폭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M1에 자산 증식이나 저축 수단으로 보유하는 금융상품을 더한 광의통화(M2)의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은 10.5%로 지난 9월보다 0.5%포인트 늘어났다.
M2에는 2년 미만 예ㆍ적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및 환매조건부채권(Repo) 같은 시장형 금융상품, MMF 등이 추가 구성된다.
M2에 장기저축성예금 등을 더한 금융기관유동성(Lf)의 증가율은 7.8%로 전월의 7.7%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Lf에 국채와 회사채 등을 더한 광의유동성(L,말잔)은 전년동월대비 10.6% 증가해 9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