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음료 회사'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광동제약(009290)이 여전히 본업인 신약 개발은 뒷전이고 음료 사업에만 매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조원 매출 돌파로 업계 3위 등극이 유력하지만 신약 개발 투자 비중은 최하위에 그쳤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올해 1~9월 매출액은 7911억원으로 전년(6796억원)비 16% 증가했다. 올해 매출액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올 1~9월 '비타500', '삼다수' 등 음료 부문 매출은 3336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42%를 차지했다.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부문 매출은 3114억원으로 39% 비중을 보였다.
반면 의약품 부문 매출액은 1479억원으로 19%에 그쳤다. 의약품 개발 본업과 관계 없는 비주력 사업이 광동제약 전체 매출에서 80% 정도를 차지하는 셈이다. 광동제약은 1~9월 국내 제약사 매출(연결기준) 순위 3위다. 하지만 의약품 매출 순위는 50위권 밖이다. 지난해 전문의약품 처방액은 400억원을 기록했다.
오너 2세인 최성원 부회장이 2013년 수장에 오른 후 제약 사업 강화로 체질 개선에 나설지 업계 관심을 끌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로부터 총 400억원대 판매 규모의 백신 8개 품목을 도입했다. 오렉시젠과 비만치료 신약 '콘트라브'의 국내 판매 독점권 계약을 체결했다. 도입 제품 효과로 1~9월 의약품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 성장했다.
하지만 이는 외산약을 들여와 판매하는 단순 유통에 불과하다. 매출이 단숨에 늘어나지만 이익률은 낮다는 게 한계다. 판권회수 시에는 한번에 매출이 증발할 위험도 있다.
본업인 의약품 개발은 등한시하고 당장 이익이 나오는 음료 사업과 외산약 도입에만 매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약 개발과도 거리가 멀어보인다. 실제 1~9월 연구개발비는 36억원에 불과하며, 이중 26억원이 인건비로 사용됐다. 광동제약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0.8%로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상위 10개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10% 정도다. 신약 파이프라인은 비만치료제, 비타민D 결핍증치료제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광동제약의 주도적으로 개발하지 않고 외부 위탁 형태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하면 사람들에게 우수한 품질 공정과 기술집약적인 산업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광동제약은 의약품을 개발하기보다는 제약사라는 간판을 이용해 건기식과 음료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광동제약이 백신과 도입약물로 의약품 매출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연구개발 투자금이 70억원 정도에 불과해 의약품 사업 강화를 위한 R&D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