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블록체인 협의체 '첫발'…"연내 업권별 컨소시엄 출범키로"

블록체인 활용해 고객인증·전자문서 검증 기술 개발

입력 : 2016-11-24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금융당국이 미래 금융의 핵심 보안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을 더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은행과 증권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꾸렸다. 거래 참가자 모두가 내용을 공유하는 분산형 방식이자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블록체인의 특성에 맞게 공동연구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4일 금융당국과 업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제1회 블록체인 협의회'를 개최하고 연내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참여자가 정보를 암호화해 저장 또는 공유함으로써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만든 분산형 장부로, 현존하는 가장 안전한 보안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회의 결과, 은행권은 오는 30일가지 16개 주요 은행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권은 12월초까지 참여 증권사를 확정하고, 12월7일에 기술파트너와 협약 체결 후 출범할 계획이다. 
 
은행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에는 은행연합회 20개 사원회사 중 4개사(신보·기보·수출입은행·주택금융공사)를 제외한 16개 주요 은행이 참여하고, 금융투자업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에는 20여개사가 함께할 전망이다. 
 
사진/금융위
 
아울러 양 업권은 공통의 수요가 많은 블록체인 과제를 먼저 추진키로 했다. 
 
은행권은 우선 고객인증과 전자문서 검증 등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추후 공동연구 분야를 추가로 발굴하기로 했다. 가령, 고객인증 관련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해 전자금융거래시 활용하거나, 전자문서 및 검증정보를 블록체인에 등록해 위변조 여부를 검증하는 기술을 먼저 개발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권은 간편인증·생체인증 등 인증시스템 및 정보공유, 금융투자상품 청산결제 등에 대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협의회는 앞으로도 정보를 공유하고 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기술 도입 과정에서 다양한 이슈가 제기될 수 있는 만큼, 금융업계, 핀테크업계뿐만 아니라 금융당국과 유관기관, 전문가들까지 함께 모여 논의하는 채널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융권이 블록체인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이유는 시스템의 특성상 모일 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개발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지난 1월 바클레이즈 등 11개 은행은 서로 디지털통화를 교환해보면서 거래속도를 테스트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월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40개 은행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간의 개입 없이 스마트계약과 기업어음 거래를 처리하는 과정을 테스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블록체인의 등장으로 게임의 룰이 달라지고 있다"며 "여기서 뒤처지는 기업은 도태되거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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