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LG유플러스(032640)가 중국 화웨이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처음 화웨이 네트워크 장비를 국내에 들여올 때 보안 문제로 각종 논란을 낳았다. LG유플러스는 그러나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폰 등 전방위적으로 화웨이와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양사의 협력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화웨이와 협대역 IoT(NB-IoT) 오픈랩을 개소하고 협력을 맺었다. 협력에 따라 화웨이는 LG유플러스에 칩셋 모듈 10만개를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화웨이가 전세계에서 운영하고 있는 오픈랩은 총 7곳이다. 이 가운데 화웨이는 LG유플러스에만 칩셋 모듈을 무료로 줄 계획이다. 주청 화웨이 셀룰러 IoT 제품 라인 사장은 "한국은 IoT 글로벌 역량이 크다"며 "한국에서 생태계 조성에 성공한다면 해외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화웨이의 노림수는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에 칩셋과 모듈을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향후 LG유플러스가 구축할 NB-IoT 망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납품할 수 있다. 아울러 LG유플러스 외에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도 NB-IoT를 준비하고 있어 화웨이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 확보도 노릴 수 있다.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어 있는 보안 문제와 함께 자칫 중국 업체에 IoT 관련 부품과 장비 주도권을 고스란히 넘겨주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것이다.
모델들이 화웨이의 NB-IoT 칩셋이 탑재된 환경센서와 스마트 신발, 스마트 가스 검침기 등을 선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화웨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내달 2일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P9 시리즈를 국내에 단독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지난 4월 출시된 모델을 뒤늦게 국내로 들여오는 것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P9 시리즈의 성공에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과 아이폰7의 인기 하락 등으로 새로운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틈새 시장을 공략할 수는 있다"면서도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이미지나 LG유플러스의 마케팅 역량을 고려하면 성공을 낙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여기다 LG유플러스는 수도권에서 화웨이의 롱텀에볼루션(LTE)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다. 하지만 당시 화웨이의 장비를 도입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문제의 원인은 보안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정부의 도청 루트로 화웨이 장비가 활용될 수 있다고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따라서 미국, 호주, 캐나다 등지에서는 화웨이 장비를 통한 정부망 구축을 막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내 이통사 중 LG유플러스가 유독 화웨이와의 거래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안에 대한 이슈가 확실히 해소되지 않는 한 양사의 협력을 고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