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안산시가 수도권 분양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조용했던 안산시의 분양시장 분위기와 다르게 잇따른 매머드급 단지들의 성공으로 청약 열기가 크게 고무된 데다 11.3 대책의 조정 대상지역에도 포함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안산시가 1세대 계획도시로 도시의 기반시설이 대부분 완비돼 거주환경이 좋아 대규모 재건축이 이뤄지면 사실상 새로운 도시로 재탄생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산시는 수도권의 핵심 도시 중 하나다.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살펴보면, 안산시의 인구(69만1836명)와 세대수(28만950가구)는 경기도 내 6위에 해당한다.
안산시는 1976년 당시 건설부의 '반월신공업도시개발 기본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1세대 계획도시로 1단계 반월신도시와 2단계 고잔신도시로 나눠 개발됐다. 대체로 아파트 위주의 주택 공급이 이뤄졌으며, 특히 초기의 1단계 지역의 아파트들은 상당 수가 재건축 연한을 지났다.
이로 인해 안산시 재건축 사업규모는 신도시급이다. 안산시의 3분기 기준 재건축 현황 자료를 보면, 현재 재건축 대상인 곳은 43개 구역, 2만5990가구에 달한다. 단지들의 용적률은 대체로 220%~270% 수준이다. 용적률이 약 250% 수준이던 792가구의 원곡연립3단지의 경우 1244가구로 재건축됐던 것을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약 4만가구 가량의 아파트가 새로 건설될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수도권의 새로운 신도시가 조성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반면, 이러한 안산시의 위상과 다르게 분양시장은 이전까지는 대체로 조용한 편이었다. 미분양이 넘쳐나는 지역은 아니었지만 분양열기가 뜨거운 지역도 아니었다.
부동산114의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2006~2015) 안산시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1.92대 1, 경기도 평균 경쟁률인 3.6대 1보다 낮았다. 최근 분양한 단지들의 완판까지 걸리는 시간도 대체로 반년 가량 소요됐다. 안산시의 중심인 중앙동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힐스테이트 중앙의 경우에도 완판까지 수개월이 소요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반전됐다. 안산시 최대 규모의 복합단지인 그랑시티자이의 성공으로 잠자던 안산 분양시장이 달궈졌기 때문이다. 그랑시티자이가 나오기 전 올해 안산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0.82대 1 수준이으로 같은 기간 경기도 평균 경쟁률이 7.57대 1인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반면, 그랑시티자이의 경우 총 3만1738명이 1순위 청약을 신청하며 5일 만에 완판됐다.
업계 에서는 이번 11.3 부동산 대책으로 안산시 재건축 단지들의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기존 수도권 유망지역들이 대체로 조정 대상지역에 포함된 것에 비해 안산시의 경우 대상 지역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청약을 받은 단지들 중 1순위에서 1만명이 이상 신청한 아파트는 총 37곳으로 이들 가운데 조정 대상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곳은 총 6곳이다. 안산, 광명, 의왕에서 분양한 단지들뿐이다. 청약자가 몰릴 만큼 지역 수요 및 가치가 검증된 반면에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오히려 광역수요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더 커진 셈이다.
또한 안산에는 현재 소사-원시선 개통 예정과 신안산선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고, 세계정원 경기가든 조성, 화랑역세권 개발 등 다양한 개발 호재들이 많다. 재건축 일반분양에 대해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안산시내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번에 분양한 대단지들의 조기 완판으로 재건축에 대한 조합원들과 일반분양자들의 기대가 커지며 사업추진에 대한 의욕도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군자주공6단지 등 분양이 임박한 곳들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문의가 늘어나고 있어 안산의 재건축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랑시티자이 견본주택에 몰린 관람객들의 모습. 사진/포애드원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