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주말마다 뜨겁게 타오르는 촛불집회 열기가 서울광장 스케이트장마저 녹여버렸다.
서울시는 매주 토요일 대규모 도심 집회가 개최되는 시국을 감안해 시민안전을 최우선 고려, 올해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휴장하기로 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당초 시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이 매년 12월에 개장하는 ‘시민과의 약속’인 점을 감안해 조성공사를 일주일 연기해 28일부터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2004년 개장 이후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교통으로 누적 입장객만 234만명, 한 해 평균 19만5000명이 찾으며 매년 겨울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받아왔다.
시는 서울광장 이외의 제3의 대체장소로 스케이트장을 이전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안전진단과 조성공사 등 물리적으로 한 달 이상 소요됨에 따라 대체장소 선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체장소로 잠실종합운동장,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옛 경기여고, 장충단공원 등을 후보군으로 정해 전문가와 함께 이전 설치가능 여부를 검토했다.
장소이전에 따른 설계변경 및 구조 안전 진단에만 2주, 스케이트 조성공사에 4주 가량 소요되면서 이용 수요가 많은 연말까지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고 연말을 넘겨 개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시가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운영 여부를 두고 시민 의견을 듣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대다수의 시민들이 ‘운영하지 않아야 한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가 지난 24일~26일 서울시 홈페이지 온라인 패널조사를 실시한 결과 2417명중 58.7%가 ‘운영하지 않아야 한다’, 38.1%가 ‘운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제3의 장소 운영 여부도 ‘운영하지 않아도 된다’ 54.3%, ‘운영해야 한다’ 42.8%로 나타났다.
서울시 모바일 투표시스템인 ‘엠보팅’ 조사에서도 참여자 597명 중 72.4%가 ‘운영하지 않아야 한다’로 답해 ‘운영해야 한다’ 27.0%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편, 다음달 9일 개장하는 여의도공원 스케이트장과 다음달 23일 개장하는 올림픽공원 스케이트장은 예정대로 정상 운영할 방침이다.
김의승 관광체육국장은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그동안 어린이, 청소년 및 소외계층이 전체 이용자의 70%를 차지할 만큼 겨울철 스포츠문화복지 프로그램으로 사랑을 받아왔다”라며 “올해 서울광장에 스케이트장을 개장할 수 없어 안타깝지만, 시민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인 만큼 다른 스케이트장을 이용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시민들이 이용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