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20년 넘게 이어진 채권 강세시장이 마무리 조짐을 나타내며 자산시장의 리밸런싱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커지면서 채권금리 상승(채권시장 약세)이 폭발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글로벌 펀드평가사 리퍼(Lipper)에 따르면, 주식형 자금 유입액은 6주간 하락세가 마무리되고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증가한 반면, 채권형 자금 유입액은 4개월간 순유입이 마무리되고 최근 3주간 순유출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이머징 시장의 경우, 주식과 채권형 모두 순유입에서 순유출로 전환, 최근 2~3주간 유출세가 이어지고 있다. 자금시장의 변화가 자산뿐 아니라 지역간에도 차별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원자재 펀드로는 최근 9주째 꾸준히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어 차별화된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당선으로 구리, 철광석 등 일부 산업용 금속 가격이 탄력받은 건 사실이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은 올 초 중국의 인프라투자 확대를 기점으로 시작된 리플레이션(디플레이션을 벗어나 심한 인플레이션까지 이르지 않은 상태) 트렌드의 연장선"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역사적으로도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하면서 중국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때가 원자재의 매수 시그널이 감지되는 시기"라고 분석했다.
올해 원자재 시장은 약세로 출발했지만, 공급과잉 완화와 달러약세, 중국 수요 등에 힘입어 강세 전환했다.
구자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여전히 낮은 가격 수준으로 인해 내년에도 공급조정은 이어질 것"이라며 "여기에 인프라투자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트럼프 당선으로 원자재 수요는 확대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12월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며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막상 금리가 인상되고 금리인상 주기가 윤곽을 나타내면 달러지수의 과도한 상승은 되돌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최근엔 원유와 산업용 금속이 강세지만, 금과 은 등 귀금속은 약세인 만큼 원자재에 투자할 때는 어떤 섹터에 집중 투자할 지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지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자재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활발하다. 사진/뉴시스·AP·신화사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