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적분할 공식화…지주사 체제 전환

"6개월 정도 시간 소요"…배당규모도 4조대로 확대

입력 : 2016-11-29 오후 3:29:02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를 지주사(홀딩스)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미비를 이유로 그간 재계에서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다수였지만, 삼성전자는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요구에 명분을 얻어 강행을 택했다.  
 
삼성전자는 29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주주환원 정책을 포함한 전반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사회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방안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해 검토 중"이라며 "6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기업구조 개편을 위해 전략, 운영, 재무, 법률, 세제, 회계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주회사를 포함해 기업의 최적 구조를 검토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확정키로 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자산 배분, 관계사 보유주식 정리, 지주회사의 재무구조 검토, 세금 문제 등 실무적인 부분이 복잡해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검토 예상 기간은 6개월이지만, 빨리 해결된다면 그 전에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분할 후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과의 합병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여부만 검토하고 있고,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 합병을 검토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발표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힘을 실어준 엘리엇의 요구사항이 촉매제가 됐다. 엘리엇은 지난달 6일 공개서신을 통해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30조원의 특수배당 또는 주당 24만5000원의 배당 지급,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나스닥 상장, 독립적인 3명의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총 배당 규모를 지난해 3조1000억원보다 30% 증가한 4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 내년까지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할 예정이다. 잉여현금흐름의 50% 중 배당을 한 후에 남는 잔여재원은 지난해 이월된 잔여재원 8000억원과 합해 내년 1월부터 시작될 자사주 매입에 사용된다.  매입하는 주식은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 출신 사외이사 1명 이상을 이사회에 추천하고,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해 이사회의 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나스닥 상장에 대해서는 지주회사 전환 후 세부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서초사옥. 사진/뉴시스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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