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30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정기 회의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9월 회의에 이어 오스트리아 빈에 모이는 OPEC 회원국들은 구체적인 감산 내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29일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감산 결정이 나올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감산이 발표된다면 신흥국 증시의 반등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면 산유국이 많은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 속도가 빨라지며 이는 국내 증시에도 훈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라크가 하루 생산량을 455만배럴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과 이란 역시 한도 설정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로이터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해 관련된 조치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협상 타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마이클 코엔 바클레이즈 전략가는 “확실한 것은 OPEC 회원국들이 현재 무언가 합의에 다다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P모건은 감산 가능성을 60%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감산이 결정난다면 국제유가는
50달러를 넘어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다만 공급 과잉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 그럼에도 감산 결정이 나온다면
SK이노베이션
, S-Oil(010950), GS(078930), 한국가스공사(036460) 등 관련주들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 감산 합의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60~7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며
“따라서 원유 업체의 정제 마진 역시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고 전하며
SK이노베이션을 강력매수로 추천했다
. 또한 유가에 민감한 소비재와 산업재에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그러나 감산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그동안 OPEC 회원국들이 회의 전 감산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후 감산에 나서지 않았던 적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오펜하이머와 RBC캐피탈마켓은 감산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또한 이라크와 이란이 그동안 감산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주장해 온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두 국가가 합의에 도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럴 경우 국제유가는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멜리마 크로프트 RBC상품시장 전략가는 “합의에 실패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30달러 선으로 빠르게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배럴당 10달러의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특히 국내 증시가 정치적 불확실성과 12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회의 등을 앞두고 어지러운 상황임을 고려했을 때 OPEC의 감산 실패 결정과 유가 급락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는 “OPEC 합의 실패는 세계 증시, 특히 신흥국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감산 결정이 나오더라도, 감산량이 많지 않다면 사실상 유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며 이에 따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루 80만배럴 감축 합의가 예상된다”며 “이정도 감산량에 그친다면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월 알제리 알제에서 열렸던 OPEC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감산에 전격 합의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AP통신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