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빠지는 '탄산수'

기대치 밑도는 시장규모…신규 진출 업체 울상

입력 : 2016-11-30 오후 3:26:27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던 국내 탄산수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며 신규 진출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세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던 탄산수 시장은 올해 30% 성장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기준으로 탄산수 시장은 지난 2010년 80억원 수준에서 2013년 143억원, 2014년 369억원, 지난해 780억원까지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올해는 1000억원도 달성도 버거운 상황이다. 내년에 1조원까지 성장을 기대하는 국내 생수시장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탄산수 열풍이 불면서 판매 신장률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올해는 그때만큼 못하다"며 "계절이나 날씨의 영향을 받는 상품군이어서 지속적인 구매가 이어지는 생수와는 구매력에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올헤 탄산수 시장이 15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이로 인해 탄산수 시장은 기존 음료업체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도 자체브랜드(PB) 제품을 출시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졌다. 
 
시장도 당연히 난립 양상이다. 올해만 해도 시장 성장 기대감에 도전장을 던진 곳은 남양유업(003920) '프라우', 풀무원식품 '스파클링 아일랜드', G마켓 '캬 스파클링' 등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탄산수 브랜드 수만 해도 40여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국내 탄산수 시장은 롯데칠성(005300)음료 '트레비'와 코카콜라음료의 '씨그램', 일화 '초정탄산수' 등 기존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존 업체들로 인한 진입장벽이 높은 가운데 탄산수 시장의 성장정체마저 이어지며 신규 진출업체들의 고민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CJ제일제당(097950)과 제주도개발공사의 탄산수 합작법인 백지화도 이같은 시장 상황과 무관치 않다. CJ제일제당은 탄산수의 성장이 주춤해지자 제주도개발공사와 손잡고 추진하려던 탄산수 사업을 포기했다. 
 
양측은 합작법인까지 설립하고 서귀포시 감귤가공공장 부지에 공장을 짓고 구체적인 제품 개발 레시피까지 만들었지만 결국 추진했던 사업을 모두 접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월 선보였던 탄산수 '이너비 워터스파클링'도 지난해 12월부터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탄산수는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소문까지 번지며 지난해 치열한 경쟁 속에 급성장했다"며 "음료의 제품군도 더 다양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탄산수 시장 역시 이제는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세도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 탄산수 진열대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고르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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