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탄가격 상승에 웃는 LG화학·한화케미칼

PVC 마진 400달러 훌쩍…저유가·중국 환경규제 '반사이익'

입력 : 2016-12-0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공급과잉으로 인해 석유화학업계에서 구조조정 대상 품목으로 꼽힌 '폴리염화비닐(PVC)'이 최근 저유가와 중국의 영향으로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 PVC는 전선피복이나 필름시트, 전자기기 등에 쓰이는 대표적인 '범용' 제품으로 그동안 공급과잉에 시달려왔지만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30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톤당 280~330달러 수준이었던 PVC 마진은 올 10월부터 줄곧 400달러를 넘고있다. 최근 일본의 마모루 카도쿠라 염화비닐공업환경협회(VEC) 회장은 "중국발 공급부족으로 아시아의 PVC 시장은 내년에도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PVC 기업의 80% 이상은 '석탄'을 원료로 PVC를 만들어 판매하고, 대만 포모사 등 선두기업과 국내 기업들은 원유에서 뽑아낸 '에틸렌'을 원료로 PVC를 생산한다. 최근 석탄 가격은 급등한 반면, 국제유가는 낮게 지속되면서 원료인 에틸렌 가격이 낮아진 게 수익성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PVC를 생산하는 업체는 LG화학(051910)과 한화케미칼(009830) 두 곳이다. 특히 LG화학의 PVC 생산능력은 130만톤으로 세계 6위권 업체다. LG화학의 PVC 매출은 약 1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한화케미칼은 국내외에서 총 90만톤의 PVC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CPVC(염소화 PVC) 공장을 울산에 연산 3만톤 규모로 지어 내년 초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존 PVC보다 염소의 함량을 10%가량 늘린 CPVC는 열과 압력에 견디는 성질이 우수해 소방용 스프링쿨러 배관, 산업용 특수 배관 등으로 사용된다. 범용제품에 비해 가격이 2배 정도 높아 매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중국이 최근 환경 문제로 석탄채굴 조업일수를 줄이는 등 석탄 규제를 강화해 가동률이 낮아진 것도 PVC 마진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정부의 규제로 인해 당분간 중국 PVC 설비가동률이 급격히 상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해관 통계에 따르면, 9월 기준 중국의 PVC 수출은 전월 대비 42.4% 감소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은 내년까지 가성소다 총 생산능력의 20%에 달하는 수은법 공정을 퇴출하고 멤브레인법으로 전환해야하기 때문에 PVC·가성소다의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1조9000억원, 84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보다 높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 최대 석유제품 소비국인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면서 PVC 공급과잉이 심화하자, 지난 9월 정부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5대 핵심전략'을 발표하고 PVC를 구조조정 대상 품목 4개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올 3분기부터 수급 균형으로 마진이 오히려 점점 높아지면서, 정부의 대책이 업계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화케미칼 닝보 PVC 공장이 쉴 틈 없이 가동되면서 굴뚝에서 연기를 내뿜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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