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케이블 권역 폐지 추진…배경은 '약육강식 시장주의'

유료방송 경쟁력 강화…케이블업계 반발은 과제

입력 : 2016-11-30 오후 5:30:13
[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정부가 현재 78개로 나눠진 케이블TV 사업권역 폐지를 추진하는 배경은 철저한 시장주의에 있다. 정부는 사업권역 폐지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에서 건전한 경쟁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쟁에서 도태되는 사업자는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되고, 강자는 살아남아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정부가 내달 내놓을 유료방송발전방안에는 78개로 나뉜 케이블TV 사업권역 폐지가 포함될 것이 유력하다. 이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공식화됐다. 
 
지난달 열린 공개토론회에서 이종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무산으로 유료방송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이라며 "유료방송이 전국 경쟁으로 가는데 규제 제약이 너무 많다"고 권역 폐지 정당성을 설명했다. 권남훈 건국대 교수 역시 "이미 전국적 경쟁이 이뤄지는 상황에 사업권역 제한은 무의미하다"며 "현실을 반영한 제도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9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회견장에서 제2차 유료방송 발전방안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미래창조과학부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불허 결정을 통해 업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공정위는 양사의 인수합병으로 전국 78개 사업권역 가운데 21개에서 시장경쟁제한 효과 발생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성장 한계에 부딪힌 케이블TV업계 입장에서는 새로운 생존 전략이 필요하게 됐다. 정부는 사업권역 폐지를 통해 케이블TV 사업자의 출구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정부 의도와 달리 케이블TV업계는 사업권역 폐지에 반발하고 있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업권역을 나눈 것은 지역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과 지방 분권화 확대를 위한 정책이었다"며 "공정위가 인수합병 불허 배경으로 제시한 사업권역을 해소해 인수합병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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