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 몰린 서울 청약시장…냉각보단 안정?

실수요 중심 재편으로 보긴 시기상조…본격적 하락 신호 가능성도

입력 : 2016-12-01 오후 4:16:36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11.3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에서 진행된 첫 청약접수 결과는 이전보다 초라한 성적 이었다. 실수요 위주의 시장 재편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내년 이후에는 본격적인 하락 추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11.3부동산대책의 대표적인 규제 대상 지역인 서울에서는 관악·마포·서대문·성북·송파구 등 총 5개 단지가 청약을 접수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를 비롯해, 강북권 최고 노른자위 재개발 지역으로 꼽히는 마포구 등이 포함되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우선 마포구 대흥동에 분양한 신촌 그랑자이는 371가구 모집에 1만1871명이 청약을 접수하며 평균 3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불과 한달 전 인근 지역인 신촌숲 아이파크가 74.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경쟁률이 크게 낮아졌다. 또 마포구 올해 평균 경쟁률 69.28대 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관악구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와 서대문구 연희파크푸르지오는 각각 6.02대 1과 4.33대 1의 평균 경쟁률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올해 서울 평균 청약 경쟁률 15.1대 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성북구 래미안 아트리치 역시 지역 평균 15.8대 1의 3분의 1 수준인 5.03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특히 연희파크푸르지오 112㎡형의 경우 33가구 모집에 18명만 지원하는 데 그치며 올해 서울 재건축 단지 가운데 첫 1순위 미달지역의 오명을 안게 됐다. 
 
연희파크푸르지오는 112㎡형 청약 접수가 미달되며 올해 첫 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1순위 미달단지로 이름을 올리게됐다. 지난달 25일 연희 파크푸르지오 견본주택 입장을 위해 관람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그나마 강남 지역 재건축 아파트인 송파구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가 지역 평균 경쟁률 22.1대 1을 뛰어넘는 34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모집가구가 단 71가구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박'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시장은 이처럼 어느정도 예견된 규제 직후 청약 경쟁률 하락에 '그나마 선방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서울 규제 강화로 풍선 효과가 기대됐던 경기와 지방 일부 지역 청약률 역시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만큼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돌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같은 청약 결과가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재편이라고 속단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아직은 분양 가구수가 많지 않은데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 이전에 분양을 받고자하는 수요자들이 몰렸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집값 하락 및 대규모 입주 대기 물량 등을 감안했을 때 시장 악화의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실수요자 위주 재편 보다는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시장의 경기가 서서히 나빠지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볼 필요가 있다"며 "향후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서울 하락세가 지방에도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실수요 측면에서 주택을 매입하더라도 대출금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게 바람직 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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