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에 대해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실상의 하야선언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 비서실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3차 담화에 대해 언론이 조기 하야선언으로 해석하는데 맞느냐"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 실장은 “대통령은 임기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충분히 여러 의견을 들어 종합하고 고민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주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박 대통령의 4차 대국민담화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당 최고위 회의에서 1일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정한 ‘내년 4월 퇴진, 6월 대선’ 당론에 대해 청와대의 즉각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을 만나 “청와대가 그 부분을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청문회에 출석한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도 “1일 당론 결정사항을 보고받고 대통령이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9일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에 두고도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가 여전히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헌법에 따른 국정정상화의 유일한 해법은 탄핵이며 정략적 계산이 숨겨진 4월 퇴진은 더 큰 불행을 불러올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예정대로 탄핵 절차에 돌입하게 되면 당 소속 의원들도 다 참여를 해서 양심에 따라 투표하는 것이 옳다”는 말로 자유투표 방침을 밝혔다.
한편 이날 국조특위에서도 지난달 30일 1차 기관보고 때와 마찬가지로 일부 증인의 불출석 문제가 논란이 됐다. 당초 출석요구서가 발부된 증인 중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과 대통령 경호실의 박흥렬 실장·류국형 경호본부장이 각각 ‘비서실장의 국조특위 참석 상황에서 국정 현안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는 업무적 특성’, ‘대통령 경호임무 실무 총괄·수행’을 이유로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여·야를 막론한 특위 위원들이 “‘세월호 7시간’을 포함한 진실규명을 위한 핵심 증인들로 출석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최 수석과 박 실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차 기관보고 당시에는 김수남 검찰총장 등 3명이 불출석한 바 있다. 이날로 기관보고를 마친 국조특위는 6일부터 청문회 일정에 돌입한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오른쪽)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은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