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민심, 여의도에도 번졌다

“탄핵 반대한 공범 새누리당 해체” 요구

입력 : 2016-12-03 오후 3:57:22
[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와 정치권의 탄핵 지연에 항의하는 촛불 민심이 새누리당을 ‘공범’으로 지목하며, 여의도로 모였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과 서울진보연대는 3일 오후 2시 영등포구 새누리당 앞에서 ‘국정농단 공범 새누리당 규탄 시민대회’를 열었다.
 
오후 1시부터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오후 2시를 넘긴 이후에도 버스, 지하철 등을 이용해 합류하며, 당사 앞은 물론 좌우 앞뒤 200여m 이상 긴 행렬을 이뤘다. 주최 측 추산 2500명이다.
 
기존 촛불집회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주로 내세웠다면, 이들은 이와 더불어 ‘새누리당 퇴진’을 함께 외치며 박 대통령의 소속 정당이자 탄핵정국의 키를 쥐고 흔드는 새누리당에 책임을 물었다.
 
집회를 진행한 오인환 서울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얘기하는 ‘4월 퇴진 6월 대선’은 민심과 동떨어진 정략적 계략”이라며 “법적으로 피의자이고 범죄자인 박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을 보장하는 안“이라고 지적했다.
 
연사로 나선 무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울산 동구)은 “도둑놈이 강도가 도망갈 시간을 주고자 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70년 동안 1%의 기득권을 유지한 새누리당을 이제는 국민이 나서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소년비상네트워크 소속 고등학생 강건(18) 군은 “국정 역사교과서로 들끓는 국민의 분노에 박 대통령이 다음날 대국민담화로 기름을 부었다”며 “새누리당도 정권 연명과 재창출을 위한 꼼수를 즉각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도 이전의 광화문 촛불집회와 마찬가지로 한 살배기 아기부터 지팡이 짚은 노인까지 가족·친구들과 함께 자유롭게 참석해 주최 측과 행동을 함께했다.
 
몇몇 시민들은 ‘쪽지예산 들이밀고 국정안정 관심없는 새누리당’, ‘충성 충성 충성 이게 나라냐’, ‘김무성·이정현 최순실 모르냐’ 등의 손 팻말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경기도 광명에서 온 정현준(45) 씨는 “아들도 오는 걸 재밌어 해 함께 광화문 촛불집회에 거의 매주 참석하고 있다”라며 “당장 새누리당이 공범인데 탄핵을 하니 마니 말장난하는 꼴을 보고 여의도까지 왔다”라고 말했다.
 
아내와 같이 광진구 광장동에서 온 서천우(42) 씨는 “이전까지 생각만 하고 참석은 못하다 대국민담화랑 탄핵정국을 보고 참을 수 없어 오늘 광화문까지 함께할 계획”이라며 “국민들은 탄핵을 원하는데 새누리당은 방해만 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갓 돌 지난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아내와 함께 경기도 안성에서 온 백현호(40) 씨는 “지난주 비 맞으면서 청와대 행진까지 함께하면 정말 마지막일줄 알았다”라며 “대국민담화를 보고 너무 실망스러워 오늘 오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몸이 불편해 집회 행렬 뒤에 앉아 함께 손 팻말을 흔들던 고모(68) 씨는 “당뇨 합병증으로 몸이 불편해도 함께하고 싶어 온 게 오늘까지 5번째”라며 “새누리당이 해체하고 박 대통령만 퇴진한다면 지팡이라도 짚고 끝까지 걷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 참석한 행렬은 오후 3시쯤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지나 여의도역까지 행진을 벌였으며, 오후 4시 광화문에서 시작하는 청와대 포위 행진에 합류했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과 서울진보연대는 3일 오후 2시쯤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 앞에서 ‘국정농단 공범 새누리당 규탄 시민대회’를 열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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