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7일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시민의 명령에 따라 비상행동에 들어갈 것"을 경고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뉴라이트 시각의 교과서를 현 정권이 국가권력을 빌어 '폭력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교육감은 "박근혜 정부는 지금 96% 시민의 비판을 받으며 탄핵당할 위기에 처해있다"며 "그럼에도 교육부는 입력된대로 움직이는 기계처럼 국정화를 강행해 교육현장에 막대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대착오적인 국정교과서로 학생들이 수업을 받도록 한다면 최대 피해자는 학생이 될수밖에 없다"며 지금 당장 국정화 철폐의 용단을 내리지 않으면 교육부 장관도 역사의 죄인으로 낙인찍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하야 요구는 국정 교과서에 대한 탄핵과 하야의 목소리이기도 하다"면서 "이 때문에 탄핵과 동시에 교육부는 국정교과서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국정 역사교과서를 강행할 경우 이준식 교육부 장관의 해임을 국회에 건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시기, 박정희 전 대통령 업적 미화 등 친일·독재 미화가 노골적으로 드러나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역사학계, 교육청, 교육단체, 역사교사, 일반 시민들이 국정 역사교과서를 반대하자 교육부는 '국·검정제 혼용’이나 ‘국정교과서 시범학교 운영’ 등을 거론한 바 있다.
이에 조 교육감은 "'시범학교'나 '혼용' 등 완화된 표현을 통해 국정화를 기정사실화한 뒤 결국은 지속적으로 국정화를 추진하겠다는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며 "'국·검정 혼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검정교과서는 2009년 교과과정을 따르는 것이고, 국정 역사교과서는 2015년 교육과정을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양립이 불가능하다는 게 서울교육청의 설명이다.
아울러 조 교육감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산하에 '국정화 폐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교육시민단체, 시민과 함께 각종 캠페인, 홍보활동, 서명운동 등 비상 행동을 전개해 나갈 것을 동료 교육감들에게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 교육청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철폐를 위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