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다시 부는 '스마트브랜치' 바람

신한·우리·부산은행, 바이오인증 탑재 단말기 확대
"비대면 인증 수단으로 체크카드·실물통장 등 발행"

입력 : 2016-12-10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은행권에 '스마트 브랜치'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스마트 브랜치는 은행지점에서 고객이 IT기기를 활용해 직접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소규모 직원이나 무인으로 운영하는 점포를 말한다.
 
4~5년 전 유행처럼 등장했다가 고객의 외면을 받고 자취를 감췄던 스마트 브랜치가 재등장하는 것은 지난해부터 비대면 본인 인증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사업 확장성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이 간단한 입출금 업무는 물론 계좌개설까지 가능한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를 확대 설치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존 'S20 홍익대학교 스마트 존'을 디지털 금융환경에 맞게 개편한 'S20 홍대입구 스마트브랜치'를 열었다. 이 지점에는 키오스크가 설치돼 기존 입출금창구 업무의 90% 이상을 야간과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손바닥 정맥을 이용한 인증방식을 적용해 통장 및 인터넷뱅킹, 체크카드 신규 발급 등 영업점 창구 업무가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 8월에 원주와 인천에 스마트브랜치 2개점을 신설해 미래형 점포에 대한 시범운영을 해왔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스마트브랜치 시범운영 결과, 상담창구의 단순업무 처리는 기존 점포대비 45% 이상 감소했다. 입출금창구에 직원과 함께 배치된 키오스크에는 대면 창구에서 발생하는 단순 업무의 30% 이상이 거래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단순 업무는 키오스크가, 전문적인 상담은 직원이 담당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000030)도 새로운 비대면 채널인 '위비 스마트 키오스크' 서비스를 시작했다. '위비 스마트 키오스크'는 금융업무에 생체 정보, 영상 통화 등 핀테크 기술을 접목한 신 비대면 채널로, 영업점 업무시간 제약 없이 평일 저녁, 주말 및 휴일에도 영업점 창구 업무가 가능하다.
 
금융업무는 예금, 카드, 대출, 외환, 온라인뱅킹, 펀드 등 전체 창구 업무의 85%가 가능하며, 내년 2월까지 추가 개발을 통해 전체 106개 업무를 모두 구현할 예정이다. 본점영업부, 명동금융센터 등 총 29개 지점에 키오스크 50대가 배치된다.
 
특히, 복수의 바이오 인증 방식(홍채, 지문, 손바닥 정맥)을 적용해 신규 가입시 실물 통장 발급도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또한 화면구성을 스마트폰 형태로 구성하고, 전면 화면을 2개로 분할 구성해 은행 및 상품 홍보, 키오스크 이용안내, 직원 영상통화 등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게 했다.
 
지방은행도 키오스크 바람에서 예외가 아니다. 부산은행은 지난 5일 서면롯데지점과 장전역영업소 등에 스마트ATM '셀프뱅킹'을 설치했다. 스마트ATM에서는 지정맥 인증으로 본인 인증을 하는 바이오인증 방식이 탑재됐고, 전문상담원과 상담할 수 있는 영상통화 기능도 있다.
 
기존 ATM 업무 외에도 ▲예·적금 신규 ▲전자금융(사고신고 포함) ▲외환(환전, 해외송금) ▲각종 증명서발급 ▲소액대출 등 은행 창구 업무의 대부분을 고객 본인이 직접 처리할 수 있다.
 
은행권의 스마트 브랜치 등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 된 지난 2011년을 전후로국내 여러 은행들은 앞다퉈 스마트 브랜치를 개설한 바 있다. 하지만 고객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아예 없애거나 점포를 줄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시 스마트폰 보급에 맞춰 실험 서비스 개념으로 내놓았는데 대면 채널에 익숙한 고객들이 느끼는 이질감을 해소하지 못했다"며 "게다가 거점 지역에 공간을 내다보니 임대료가 비싸 오래 유지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비대면 실명 확인 및 본인 인증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스마트브랜치가 완전히 대면채널을 대체할 수 없겠지만 '복합금융점포' 확산에 맞춰 기존 점포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스마트브랜치가 오프라인 채널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겠지만 비대면 서비스가 가능한 무인단말기가 도입되면서 복합금융점포 도입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직원들은 보다 전문적인 영업에 집중하는 등 점포 영업방식이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S20 홍대입구 스마트브랜치'에서 대학생 고객이 태블릿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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