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그간 순매도로 일관하던 외국인투자자가 매수 규모를 조금씩 키우고 있는 가운데 최근 3주간(11월21일~12월9일)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로 나타났다. 반면,
NAVER(035420)는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최근 3주간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총 1조690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10월 말부터 매수규모가 축소되던 외국인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슈로 순매도로 전환하며 줄곧 ‘팔자’세를 지속해왔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 이후 순매수로 전환하기 전까지(11월9~18일) 양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조983억원에 달했다. 예상을 뒤엎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 재정정책 확대 기대가 커졌고, 이로 인해 미국 시장 금리가 빠르게 상승한 가운데 주요국 시장 금리 상승과 신흥국 통화 약세는 차입 비용 증가와 환손실 부담을 키우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흥국 주식 수요를 감소시킨 탓이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화 강세와 채권금리 급등 등으로 말미암아 발작적인 양상을 보였던 신흥국 내 외국인의 자금이탈 흐름이 진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내적으로 정국혼란,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있지만, 한국 증시의 펀더멘탈 개선이 반영되고 있다고 짚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는 상향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 수급은 한국 증시의 이러한 펀더멘탈 개선을 반영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해당 기간 양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던 종목은 ‘대장주’ 삼성전자로, 순매수 규모는 5473억원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는 한 달 새 159만3000원에서 178만원으로 10.5% 오르며, 종가 기준 최고가까지 올라섰다. 지난 8일에는 장중 180만1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주주환원 확대,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지주회사전환 검토 등 지난달 말 주주환원 제고 방안 발표와 4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통해 주주환원에 적극 대응하고 있고, 지주회사 전환을 포함한 기업구조 검토 진행을 밝히는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여기에 3D 낸드(NAND),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적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8조55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4.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큰 종목은
POSCO(005490)로, 해당기간 5165억원 ‘사자’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인프라 투자 확대 공약에 대한 수혜주로 부각된 가운데 외국인이 지속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인해 글로벌 철강 수요는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로 인해 POSCO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향후 4%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정책 이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실질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변화라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NAVER는 최근 3주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1098억원 가량으로 가장 컸다. 국내 포털의 매출 성장률 둔화와 이에 따른 단기 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포털과 라인의 광고 매출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로 내년 상반기까지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국내 검색 포털 시장에서의 견조한 지배력과 중장기적으로 커머스 분야에서 적극적인 수익화 움직임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견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