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인상 임박)관전포인트는 금리 인상 여부 아닌 ‘속도’

입력 : 2016-12-14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주사위는 던져졌다. 13~14일(현지시간) 양일간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시작됐고 시장은 연준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상 시장은 12월에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94.9%로 반영하고 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경제에 대해 어떠한 평가를 내릴지와 내년 얼마나 빠른 속도로 금리가 인상될지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옐런 의장이 이와 관련 어떤 발언을 할 지 역시 관심이 집중된다. 옐런 의장의 입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과 환율시장, 그리고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전망이다. 외신과 증권가를 통해 시나리오별 전망을 들어봤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9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한 후 지속적으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이번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따라서 시장이 금리 인상 여부보다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옐런 의장이 어떤 입장을 나타낼지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SK증권과 유진투자증권, 현대증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등은 옐런 의장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하며 완화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아직 취임도 하지 않은 가운데,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연준이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버트 펄리 코너스턴매크로 전략가는 “의회가 채택할 감세안의 구체적 내용이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며 “이 내용이 파악될 때까지는 연준이 신중한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앞서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CNBC와의 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재정정책을 고려해 경제 전망을 수정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이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을 나타내주는 점도표에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9월 FOMC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내년에 두 번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점도표에 변동이 없다면 시장은 연준의 스탠스를 ‘비둘기파’적으로 해석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다른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안과 부양책이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넘어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점도표 뿐 아니라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팽팽하다.
 
구혜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과 함께 성장률, 물가, 금리에 대한 전망치가 모두 상향 조정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만약 이와 같은 상향 조정이 있다면 내년 좀더 매파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 전문가 62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연준이 이번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한 후 내년에는 세 차례 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내년 금리 인상을 2차례로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이들은 연준이 12월 FOMC를 시작으로 4차례에 걸쳐 금리를 각각 0.25%씩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12월, 내년 3번 총 네 차례 금리가 오른다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내년 말까지 1.26%로 오르게 된다.
 
WSJ은 트럼프 당선인의 인프라 투자와 감세 정책 등으로 향후 10년간 부채가 7조2000억달러 늘어날 것이며 골드만삭스는 이로 인해 내년 4분기 성장률은 0.4~0.5%포인트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재정정자 확대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WSJ 전문가들보다 더 매파적인 내년 4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하기도 했다. 
 
션 스네이스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 교수는 “경제 성장률이 높아지고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연준의 움직임 역시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가 연준의 이사회 구성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현재 연준 이사회에는 2석이 공석으로 남아있으며 2018년 초에는 옐런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교체될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매파적인 인사를 공석에 앉히며 금리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이앤 스웡크 DS이코노믹스 창립자는 “트럼프의 발언으로 미루어 봤을 때 다음 연준 의장 자리는 보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인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이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자국 보호 무역주의 역시 연준의 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해외 제조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와 같은 정책들이 적극적으로 행해진다면 성장률과 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확한 예측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리 인상 여부는 확실하지만, 속도 관련 어떤 힌트를 줄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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