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창원·울산 조선업 침체 지역, 부동산도 '꽁꽁'

아파트 거래량 4분의1 수준 급락, 가격도 연중 하락세
구조조정 따른 실직자 급증…원룸·오피스텔 공실률 증가세

입력 : 2016-12-14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불거진 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조선소 밀집 지역의 부동산 경기도 꽁꽁 얼어붙었다. 일자리를 잃은 수만명의 근로자가 해당 지역을 이탈하면서 주택가격 하락은 물론 원룸과 오피스텔 등 공실률도 빠르게 상승하는 등 시장 침체가 가속화 되고 있다.
 
14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소 밀집 지역인 경남 거제시의 아파트 거래량은 최근 2년 사이 4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201410998건이던 아파트 거래량은 올 10239건으로 대폭 줄었다.
 
같은 기간 선박 부품 회사들이 모여 있는 경남 창원시는 2517건에서 949건으로 62.2%,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시 동구는 247건에서 167건으로 32.4% 각각 거래량이 감소했다.
 
아파트 가격도 연중 내리막을 기록 중이다. 거제시의 경우 지난해 216일 이후 현재까지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창원시도 지난해 12월 셋째 주 이후 1년 가까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이 3.45%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는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인구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선박 등 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운송장비 제조업의 지난달 취업자는 28400명 줄었다.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올 6월부터 매달 취업자 감소폭은 확대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조선소가 위치한 거제시의 경우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올 한 해만 협력업체 31, 1만명이 넘는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하청업체 인력까지 감안하면 2~3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거제시의 경우 섬이다 보니 일자리를 찾아 육지로 이탈하는 인력이 증가하면서 원룸이나 오피스텔 공실률도 치솟고 있다.
 
거제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인근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근로자들이 늘면서 공실률이 50%가 넘는 곳도 많다""월세도 1년 전에 비해 20~30% 정도 낮췄지만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하소연 했다.
 
분양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 때 아파트 분양 불패를 자랑하던 이들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빠르게 늘고 있다.
 
주요 조선소가 몰려 있는 경남 지역의 경우 201493319가구 규모였던 미분양 물량이 2년 후인 올 98801가구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울산도 409가구에서 605가구로 50% 가까이 미분양이 증가했다.
 
거제의 경우 올해 분양 물량 대부분이 미달을 기록했으며 마산에서는 4200가구가 넘는 대단지에 청약접수가 1000건도 미치지 못하는 등 부진을 보였다.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 대구, 세종 등 주요 도시에서 수백대1이 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거제시 E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내년이 되면 실직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일할 사람은 줄고 집은 남아도는 데 걱정이 크다. 정부에서 실업 대책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제대로 된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남 거제, 창원, 울산 동구 등 조선업 밀집지역의 부동산 침체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해양플랜트 작업장 전경.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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