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서울시가 60km 이상 장거리를 운행해 운전기사·시민·차량 모두를 위협했던 장거리운행 버스노선에 노선분할 등 대수술 작업에 착수한다.
13일 시에 따르면 시민안전 위협, 근로여건 악화, 비효율적 노선운영 등을 초래하던 장거리운행 버스노선을 개선하기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장거리노선은 주요 권역간을 환승없이 한 번에 운행하는 장점이 있지만, 심한 경우 1회 운행에 4~5시간 이상 소요되면서 운전기사의 생리현상, 피로누적, 스트레스는 물론 주의력 저하, 과속·난폭운전 등으로 시민 안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또 장거리 운행을 위해 많은 대수의 차량이 필요해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정작 승객이 많은 노선에 차량이 투입되지 못하는 비효율성을 불러왔다.
시민 불편을 줄이고자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장거리노선 개선은 간선·지선버스 중 왕복 운행거리가 60km이상인 27개 노선이 대상이다.
이들 노선들은 1회 운행에 평균 200분 이상, 혼잡시간대에는 240분 이상 소요되고 있다.
60km 이상 운행노선 가운데 이용승객이 많은 143번, 152번, 153번, 160번, 262번 총 5개 노선은 중장기적으로 대체노선 신설, 굴곡구간직선화 등과 연계하고자 이번 대상에서 제외됐다.
1개 장거리 노선을 2개 노선으로 분할·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교통카드 데이터를 분석하고 대체노선 유무나 환승 가능 여부 등으로 실제 이동패턴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노원구 월계동에서 목동까지 왕복 운행거리가 67km에 달하는 163번 버스의 경우 대부분 단거리 이동 수요인 만큼 월계동~신촌 노선과 신촌~목동 노선으로 분할이 검토된다.
시는 이달 중 351번 1개 노선 조정을 시작으로, 나머지 26개 노선에 대해서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노선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동차고지에서 현충원까지 62km를 운행하는 351번 버스는 압구정~현충원 구간 노선을 폐지하고 강동차고지 ~ 압구정 구간으로 단축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시는 차고지 추가 확보, 대체노선 신설 등 시일이 소요되는 경우는 여건이 조성되는대로 연중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장거리노선 조정으로 운전자의 근로여건과 건강권이 개선되고 시민 서비스가 향상돼 안전과 서비스가 담보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
운행거리가 짧아져 여유차량이 발생하는 만큼 기존 과밀·혼잡노선에 차량을 투입해 전체 배차간격이 짧아지고 차내 혼잡이 완화되는 등 버스서비스가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윤준병 도시교통본부장은 “서울버스의 고질적인 문제를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일부 구간에 환승이 발생할 수 있으나,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담보하기 위한 취지인 만큼,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수유역 버스승강장이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