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핵심 주거정책인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이 앞으로도 순조롭게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뉴스테의 수요층이 두터운 만큼 사업이 무산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이번 탄핵정국을 맞아 추진 동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뉴스테이는 지난해 정부가 전세난에 시달리는 중산층을 위해 내놓은 주거안정대책이다. 소득수준, 주택보유 여부 등 특별한 청약 자격 없이 누구나 최대 8년 동안 거주할 수 있으며, 임대료 상승은 연 5% 이하로 제한된다.
무엇보다 정부의 뉴스테이 사업 자본금 지원 등 각종 규제특례로 건설업계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기존 공공임대주택과는 달리 브랜드 아파트 수준의 다양한 주거서비스가 제공되며 흥행을 이어왔다.
지난해 한화건설 '수원 권선 꿈에그린'이 2400가구 규모의 대단지임에도 100% 계약된 데 이어 올해 공급된 롯데건설 화성 '동탄2 롯데캐슬', GS건설 '동탄레이크자이 더 테라스' 등도 모두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계약을 마쳤다.
최근 위축된 분양시장 상황에도 뉴스테이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지난달 말 분양한 한화건설 '인천 서창 꿈에그린'은 청약을 시작한 주말에 계약률 100%를 기록했으며, 현대건설의 첫 뉴스테이인 '힐스테이트 호매실'도 청약접수 결과 평균 3.13대 1, 최고 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조기 완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뉴스테이 흥행 성공에 따라 내년에는 올해 2만1000가구보다 2배 이상 많은 4만6000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수요가 꾸준한 상황 속에서 뉴스테이 사업이 당분간 호조를 보일 것이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까지 뉴스테이 15만가구의 부지를 확보하고 사업 예산도 올해보다 89% 늘어난 2조975억원을 잠정 책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뉴스테이 사업이 중단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뉴스테이가 중산층과 기업들에게 과도한 특혜를 제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꾸준한 논란 속에서도 예산을 줄이지 못하고 반대할 수 없는 건 시장에서 인기가 있기 때문"이라며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정책은 끝까지 살아남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퇴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뉴스테이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때문에 사업에 참여해 왔던 건설사들도 이런 불확실성에 대비, 신중한 분위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가 불안정한 상황이라 이번 탄핵정국을 맞아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 된다"며 "내년 부동산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뉴스테이 사업 자체에도 수익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특히 정권교체 후 전임 대통령의 핵심사업들이 백지화되거나 중단되는 사례들도 많았기 때문에 뉴스테이 역시 이러한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권 교체 이후에도 사업이 지속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사업이 축소되거나 기금 조성, 토지 인허가 등의 지원이 줄어들고, 최악의 경우에는 과거 이명박 정부 때 진행된 보금자리 주택처럼 사라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건설의 첫 뉴스테이 '힐스테이트 호매실'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청약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