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동화면세점 철수 확정

이달 중 문 닫기로…HDC신라·신세계 입점 염두한 듯

입력 : 2016-12-14 오후 3:33:15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동화면세점에 운영 중인 루이비통 매장이 이달 중 문을 닫기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1년새 2배로 급증한 서울 시내면세점간의 해외 명품브랜드 이동이 시작될 전망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여름 철수설이 한차례 돌았던 동화면세점의 루이비통 매장이 이달 중 문을 닫는다 1979년 국내 첫 시내면세점으로 문을 연 동화면세점은 1991년 루이비통 매장을 유치해 올해까지 25년간 운영해왔다.
 
업계는 루이비통의 동화면세점 철수가 지난해까지 6개였던 서울 시내면세점이 오는 17일부터 13개로 2배 이상 늘면서 명품브랜드가 더 조건이 좋은 대기업 면세점으로 이동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통 해외 명품브랜드들은 고급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별 매장 수를 제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새로운 면세점에 매장을 내려면 기존 매장을 철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호텔신라(008770)현대산업(012630)개발의 합작사 HDC신라면세점이 내년 상반기 루이비통 입점을 확정했고, 신세계(004170)DF가 운영하는 신세계면세점 역시 유치가 확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 업계 일각에서는 동화면세점에 운영 중인 매장을 신세계면세점으로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중 유일하게 명품브랜드를 유치해 운영 중이던 동화면세점의 루이비통 철수를 바라보는 업계의 우려는 높다.
 
37년간 한 자리에서 운영됐던 '국내 최초의 시내면세점' 동화면세점이 명품브랜드 철수로 휘청일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시내면세점에서 중국인 등 외국인관광객들이 즐겨찾는데다 제품 단가가 높은 해외 명품브랜드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0~20%에 달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동화면세점은 지난해 3226억원 매출을 올린 바 있는데, 당장 내년부터 경쟁사의 급증과 함께 명품브랜드 철수 등으로 매출이 꺾일 위기에 놓였다.
 
업계에서는 신규 면세점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 상황에 루이비통이 동화면세점 측에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해 과도한 조건을 요구했는데, 동화면세점이 이를 수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매장 철수가 결정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오가고 있다. 마구잡이식으로 면세점을 늘려준 정부에도 어느정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기존에도 면세점 측에 공사비를 부담하고 가장 좋은 입지를 고집하는 등 과도한 요구를 이어오던 해외 명품브랜드들이 명품 유치에 혈안이 된 신규면세점들이 이런 조건들을 모두 들어주다보니 콧대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동화면세점 고위 관계자는 "루이비통 매장 철수는 사실"이라고 인정했지만 "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철수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며 이 같은 추측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루이비통이 동화면세점에 운영 중인 매장을 이달 중 철수한다. 사진은 루이비통 매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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