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주택시장 악재가 또 터졌다. 미국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예고됐던 악재이기는 하지만 매수심리는 더 위축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작년 12월 이후 1년 만이다. 특히 연준은 내년에 3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1.25%인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했지만 미국의 인상에 국내 금리도 인상 압력이 커졌다.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외국자본의 이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13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되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부동산 관련 각종 규제 강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가 인하될 경우 가계부채는 늘고,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는 자금 역시 또 늘 수 있다. 한은이 이 같은 기조를 역행하는 카드를 꺼내기는 힘들다.
이에 따라 위축되고 있는 국내 주택시장의 매수심리가 더 빠르게 식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비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계속해서 올리고 있다. 미 연준이 내년 3차례 인상을 시사하면서 주담대 금리 인상은 더 가팔라질 수 있다. 또 내년부터 잔금대출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돼 수요자들의 주택구입 여력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최근 주택시장 호황에는 저금리라는 배경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에는 국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며 "가계부채와 미국 금리인상 등이 국내 금리 인상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대출을 통한 주택 매입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졌다. 청약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도 타격이 우려된다. 분양상담 대기 중인 수요자들로 북적이는 견본주택과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금리 인상은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키울 수도 있다. 주택가격 하락이 전세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대출을 통한 전세자금을 마련한 가구들은 당장 이자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또, 역대 최대 거래량을 기록할 정도로 지난해와 올해 주택 거래가 많았던 만큼 내집 마련 수요자들 역시 부담이 커진다.
특히, 장기간 호황이 이어졌던 청약시장의 충격은 더 클 수 있다. 과잉공급 우려에도 주택 공급이 지속된 만큼 연이은 악재는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지난 2013년 19만7000가구 수준이던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까지 3년 연속 27만가구를 넘어섰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0만가구 정도 많은 37만가구가 예정돼 있다. 2018년에는 40만가구를 넘을 전망이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온전히 자기 돈을 가지고 아파트를 분양 받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동안)금리가 낮아 이자 비용 부담이 적기 때문에 청약을 넣는 젊은층도 크게 늘었다"며 "이자율이 높아지면 투자는 물론 실수요 목적의 청약자도 크게 줄어들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