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국정농단’ 파문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씨가 K스포츠재단에 대해 SK그룹의 출연을 강요했던 사실을 은폐토록 지시하는 내용의 음성파일이 공개됐다.
15일 국회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전날에 이어 최씨가 지난 10월30일 독일에서 귀국하기 전 지인과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최씨와 통화한 사람의 신분을 공개하지 않았던 박 의원은 이날 통화 남성이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녹음파일에서 최씨는 노 부장에게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언급하며 “왜 정 총장이 얘기한거를 못 막았어”라고 묻는다. 이에 대해 노 부장이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김필승 이사가 막으려 했는데 본인이 너무 완고했다’고 답하자 최씨는 한숨을 쉰다.
정 전 사무총장은 지난 10월 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월29일 SK를 찾아가 80억원 투자 유치를 설명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관여했다고도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녹음파일에서 최씨가 “(정현식) 사무총장이 뭐라고 얘기했다는 거야 그러면. 내가 SK를 들어가라고 그랬다고”라고 묻자 노 부장은 “최씨가 지시를 했고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기획서를 만들고, 박 과장하고 본인하고 그 기업을 방문을 했고, 안종범 수석이 또 확인 전화가 왔다는 것을 다 이야기한 것”이라고 확인해준다.
최씨는 “우리는 뭐 SK에서 지시받고 그런적이 없고 한번 부탁을 해보라고”라고 말한다. 뒤이어 “그거를 얘기를 좀 짜보고, 그리고 그쪽에서 안 수석하고 얘기를 했다는데 그게 뭐 말이 되느냐. 그거는 그 사람이 무슨 감정으로 얘기를 했는지, 안 (수석)은 지금 뭐라 그런대요”라고 말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날 오후 청문회 추가 질의에서 박 의원은 최씨가 “걔는 쓸데없이 얘기해서 뭐하러 그거, 그 폰을 (검찰에) 냈대요”라며 “큰일났네, (검찰에) 뭐라고 얘기해야 돼”라고 말하는 녹음파일도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4차 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