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16일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와대 현장조사가 대통령 경호실의 협조 거부로 파행됐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30분 경 청와대 춘추문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늘 현장조사가 경호실의 적극적 거부에 의해 국민 뜻을 대변하지 못하게 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회로 돌아가 청와대 대상 국민적 알권리를 반영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박흥렬 경호실장을 비롯한 경호실 관계자들은 청와대 연풍문 인근 별도 회의실에서 국회 국조특위 위원들을 만났다. 현장조사를 요구하는 특위 위원들의 요구에 대해 박 실장은 국회 속기사를 입장시켜 기록하는 방법으로 비공개로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경호실 내 회의실을 제공하는 문제, 즉 국정조사 위원들이 청와대 경내에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경호실이 보유한 자료의 제출·열람 여부도 검토 후 제한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조특위 위원들은 정상적인 현장조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철수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국정조사와 특검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약속을 오늘 깼다”며 “성역을 분명히 쌓아두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인식을 봤을 때 국정조사는 물론 향후 특검 조사에서도 청와대가 진상규명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이날 현장조사에 참여한 국조특위 위원들은 박흥렬 실장이 이른바 ‘비선실세’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는 최순실씨 등이 청와대를 수시로 드나든 문제는 경호 실패가 아니며, 이른바 ‘보안손님’ 문제도 대통령 비서실 문제라는 인식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은 “청와대 내부에서 경호실과 비서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 없다”며 “재차 청와대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청와대 대상 별도청문회 개최문제와 청와대를 공무집행 방해로 특검에 고발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여·야 간 위원회 차원서 다각적 검토하고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김성태 위원장(앞줄 가운데)과 특위 위원들이 16일 오후 청와대 부속건물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