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국민연금이 내년도 주식운용과 관련해 외부 운용사에 맡겨 운영하는 위탁자산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올해 자체운용자산의 수익률이 위탁자산 수익률을 소폭 웃도는 등 한마디로 '외부 운용사 실력을 믿지 못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특히 전광우 신임 이사장이 "국민연금은 보다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해 자산가치를 높이겠다"고 취임일성으로 밝힌 점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18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공단은 그동안 늘려왔던 주식의 외부 운용사 위탁비중을 줄이는 대신 자체 운용 비중을 늘려갈 방침이다.
주식에 비해 자체 인력의 전문성이 결여된다고 보이는 부동산 등 대체투자자산의 외부위탁비중은 늘려갈 예정이다.
연금이 주식자산의 위탁비중을 낮추기로 함에 따라 당장 연금자산을 맡아 운용을 대신할 운용사 선정작업에서도 한층 깐깐한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내년도 총 운용자산 규모를 올해보다 33조559억원 늘린 302조8273억원으로 결정했다. 전체 운용자산의 위탁운용 비중은 18.3%에서 23.2%로 늘려 70조2992억원으로 계획했다.
하지만 해외주식형자산의 경우, 올해 100% 위탁에서 내년에는 90%로 위탁비중을 낮추기로 했다. 국내주식자산의 위탁비중은 올해 49.7%와 비슷한 50%로 조정했다. 내년도 전체 주식투자자산규모가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주식형 위탁 비중 역시 사실상 준 셈이다.
주식형과 달리 부동산 등 대체투자자산의 위탁비중은 올해 63.6%에서 내년도 72.5%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금액상으로는 7조125억원에서 14조67억원으로 2배 가량 급증했다.
국내채권의 외부위탁비중은 올해 4.6%에서 내년도 6.0%로 늘린 반면 해외채권의 위탁자산비중은 40.5%에서 내년도 40.0%로 미세 조정했다.
◇ 운용자산별 위탁비중 증감비교
<자료 = 보건복지가족부>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내주식의 경우 위탁자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위탁운용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식형의 경우 국민연금의 자체 운용 성과가 위탁자산의 성과를 소폭 웃돌고 있다. 작년과 올해 국민연금의 자체 운용수익률은 위탁운용자산의 수익률에 비해 각각 1.17%p와 1.75%p씩 앞섰다.
지난해 사상유례없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급락장과 올해 급등장에서 국민연금의 자체 운용역의 실력이 외부인력에 비해 나았던 것이다.
허석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위탁 자금 규모에 비해 외부위탁자산의 수익률이 시장수익률을 뛰어넘지 못하는 등 비효율적인 면이 지적되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이같은 위탁운용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민연금은 투자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행사주총 안건 뿐 아니라 배당과 경영진 문책요구, 이사 파견 등 적극적인 주주권행사를 통해 연금자산의 수익률을 제고한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