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앞으로 실손의료보험을 다른 상품과 함께 파는 끼워팔기가 금지되고 실손보험 특약의 자기부담금이 30%로 높아진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실손의료보험 관련 보험업감독규정 변경을 예고했다.
정부는 가입자가 3200만명에 달하는 국민보험인 실손의료보험의 안정적 공급과 국민의료비 부담 완화를 금융개혁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지난 20일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금융위는 개편안 관련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보험업감독규정을 일부 개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실손의료보험 상품을 판매할 때 끼워팔기가 금지된다. 지금은 보험사의 판매전략에 따라 실손의료보험 상품을 미끼로 여타 보험상품을 끼워파는 관행이 만연해 소비자가 해당 상품의 특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원치 않는 보험까지 가입하는 불완전 판매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불필요한 보험료 부담이 증가하고, 실손의료보험 간 가격 비교가 곤란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저해했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의 보험소비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손보험의 실제 보험료는 1만원~3만원이지만 끼워팔기로 인한 특약형태 가입으로 소비자들은 실손보험료를 7만3000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주계약(사망보험) 해지 시 특약도 해지되면서 특약으로 가입된 실손의료보험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해지 후 신규로 실손의료보험 가입을 원하더라도 기존 실손의료보험 이용실적을 심사해 가입이 거절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위는 보험업감독규정 제7-63조제2항제1호에 의거 실손보험은 여타 보험에 끼워서 판매하지 않고 단독형으로만 판매하도록 했다. 다만, 소비자가 암보험이나 사망보험 등을 원할 경우 별도의 계약으로 동시 판매하는 것을 허용한다.
만약 고객이 실손보험에 더해 암보험 등을 원할 경우 지금처럼 하나의 증권에 실손보험과 다양한 보장이 섞여 있는 게 아니라 실손보험과 암보험이 각각의 증권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실손보험 정상화를 위해 특약의 자기 부담비율도 높아진다. 현재 실손보험 자기부담금은 입원의 경우 급여 본인 부담 의료비의 10% 또는 20%, 비급여 본인 부담 의료비의 20%를 보장대상 의료비에서 공제하며 통원은 요양기관별 방문 1회당 1만원~2만원과 보장 대상 의료비의 20% 중 큰 금액을 보장대상 의료비에서 공제하고 있다.
내년 출시되는 신규 상품은 기본형은 지금과 같지만 특약 항목에 대해 입·통원 구분 없이 1회당 2만원과 보장대상 의료비의 30% 중 큰 금액을 보장대상 의료비에서 공제한다.
금융위는 규정변경 예고 후 규개위 심사를 거쳐 내년 3월 중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실손의료보험 단독화의 경우, 관련 통계 집적, 보험금 지급 관리 등 손해율 안정을 위한 보험사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시행시기를 1년 유예해 2018년 4월부터 시행된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