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 분당이 현실화되면서 가칭 보수신당의 최종 규모가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후속 탈당 규모와 다른 야당과의 합종연횡 여부에 따라 보수신당의 성공 여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황영철 의원이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밝힌 인원은 35명이며 이 중 탈당하지 않을 것이 확실한 강석호 의원과 비례대표이기 때문에 출당이 아니면 물리적으로 탈당이 불가능한 김현아 의원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탈당 예상 인원은 총 33명 정도다.
여기에 앞서 탈당한 김용태 의원까지 합치면 34명이 된다. 현재 국민의당이 총 38명이기 때문에 향후 5명 이상이 2차 탈당 대열에 동참한다면 보수신당은 원내 제3당으로 올라선다. 정치권에서는 5명 이상은 충분히 2차 탈당에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차 탈당에 동참하지 않았던 새누리당 한 의원은 22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차 탈당이 이뤄지면 40명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며 “나도 상황을 지켜보며 천천히 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정병국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27일 분당을 선언하면 바로 원내교섭단체로 등록을 하고 이후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서 내년 1월20일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기 대선은 개헌 대 반개헌 구도로 치러야 한다며 신당이 개헌에 뜻을 같이하는 세력과 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이 밝혔듯이 수도권 중심의 보수신당이 탄생하면 중도보수의 가치를 내걸고 내년 대통령선거 국면에서 다른 야당들과의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특히 만약 보수신당이 원내 제3당으로 올라선다면 정계 개편의 중심이 될 것은 자명한 상황이다. 국민의당이나 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 세력과의 연대 등이 예상된다. 그 중심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존재한다.
정치권에서는 친박계 새누리당과 보수신당 중 반 총장을 먼저 잡는 쪽이 내년 대선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 총장은 임기 종료가 다가오면서 국내 지지율이 크게 오르는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2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 총장은 대선주자 지지율 23.1%를 기록하며 8주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친박계 새누리당은 오래전부터 반 총장을 영입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반 총장을 끌어들이기 위한 보수신당의 움직임도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평화방송에서 반 총장에 대해 “훌륭한 자원”이라고 평가하고 “신당이 반 총장에게 문을 닫아놓고 있지 않다. 지향하는 가치가 같다면 얼마든 모실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지난 21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많은 사람이 보수신당에 모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반 총장의 영입을 부정하지 않았다. 아울러 김무성 전 대표도 반 총장의 영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의원실에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반 총장의 움직임에 따라 보수신당의 2차 탈당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최소 5~6명은 반 총장 행보 여부와 상관없이 2차 탈당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지만, 반 총장이 보수신당에 몸을 담는다면 이 규모는 20여명이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새누리당에 남아 있는 충청권 의원 10여명은 향후 반 총장의 결정에 따라 새누리당을 떠날지 보수신당에 합류할지 여부를 결정할 세력들이다. 특히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오래전부터 반 총장과 향후 대선을 함께 할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고 있다. 반 총장이 친박계 새누리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면서 정 의원의 향후 행보도 보수신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높다. 여기에 중도 성향의 의원들도 반 총장이 보수신당과 함께 한다면 더 이상 새누리당에 남아 있을 이유를 찾지 못하면서 탈당 막차를 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김무성,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비주류 의원들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