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부장급 이하 인사 단행…임원은 내년으로 연기

최순실 게이트·경기 불확실성 등 악재로 10년만에 임원인사 연기

입력 : 2016-12-27 오후 5:25:18
매년 연말 단행된 현대차그룹 임원인사가 해를 넘기게 됐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국내경기 불확실성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임원인사가 지연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연말 임원인사를 연기한 건 지난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수사 이후 10년만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결과다. 
 
27일 현대차 관계자는 “올 연말 그룹 임원인사가 예정됐지만, 내년으로 연기됐다”면서 “내부 상황 등을 고려하면 내년 1월말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미르재단에 85억원, K스포츠재단에 43억원 등 총 128억원을 출연해 삼성그룹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금액을 지원했다. 특혜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현대차그룹 내부도 어수선한 분위기다. 다만 지난 26일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현대제철(004020) 등 주요 계열사의 부장 이하 직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차그룹은 대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임원인사 승진자 수는 지난해보다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총 368명에 대한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433명과 비교하면 약 15% 줄어 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도 임원 승진자수는 더욱 줄어 300명을 겨우 넘는 수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올해 처음으로 전년대비 연간판매 목표를 낮게 잡았지만, 이마저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싣고 있다. 2년 연속 판매목표 미달로 경영 위기에 돌입한 상태다. 현대차그룹 이사 대우 이상급 임원들은 지난 11월부터 1년간 연봉을 10% 일괄 자진 삭감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위기극복을 위한 책임경영 차원에서 급여삭감 동의서를 임원들로부터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올해 해외 판매 부진으로 주재원 교육도 건너 뛰고, 현지 대응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간 현대차그룹은 연말이 되면 해외 주재원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왔다. 글로벌 시장 상황과 판매전략 등을 공유하는 동시에 건강검진, 산업시찰, 가족 동반 국내 여행 등을 통해 주재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다. 이에 현대·기아차를 통틀어 약 900명에 달하는 해외 주재원들은 정기적으로 본사를 방문해 교육을 받아왔다.
 
한편, 현대·기아차의 판매 목표는 내년 초 나올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15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해외 법인장 회의를 통해 내년 판매 계획을 수립했다. 올해 800만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 중국 창저우 공장과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서 내년 판매 목표는 815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임원인사가 이례적으로 해를 넘기게 됐다. 최순실 게이트와 국내경기 불확실성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지연된 데 따른 것이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옥.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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