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시중은행들이 설을 맞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약 42억원의 특별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역대 최대 지원금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 등 5대은행은 다음달 중순까지 총 42억원 규모의 설 특별자금을 편성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7억원가량이 늘어난 액수다. 지난 추석과 비교하면 3조원이 늘었다.
이들 은행이 지원하는 자금은 신규대출 자금지원이 15억원가량이며, 만기 연장 지원 자금은 27원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자금을 지원한다. 이 기간 신한은행이 지원하는 자금은 총 12조원이다.
신규대출은 4조원, 만기연장은 8조원이다. 업체당 10억원 이내로 지원한다.신한은행은 자금지원에 이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고 1.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은 각각 9조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이들 은행은 각각 신규대출에 3조원, 만기 연장에 6조원을 지원한다. 농협은행도 신규 2조원 등 총 3조원의 자금을 편성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지원 금액을 늘린데는 경기 침체의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0월 말 기준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LTI)은 345.8%로, 2015년 말(328.2%)보다 17.6%포인트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수입은 증가하지 않은 반면, 빚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실 중소기업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 1 미만 중소기업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46.3%로 20125년 말(44.7%)보다 1.7%포인트 증가했다. 대출이 있는 중소기업 10곳 중 4~5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제대로 갚지 못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생활물가가 상승하는 등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라면, 콜라, 맥주 등의 가격이 5~10% 올랐고, 소면·시리얼·건전지·빙과·과자 등 등도 최근 6개월 사이 20~30% 뛴 상태다. 유가도 올해들어 서울 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1년 4개월 만에 리터(ℓ)당 1600원을 돌파했다.
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글로벌 경제 리스크의 영향과 위축된 국내 내수 활성화를 위해 예년보다 지원 금액을 확대 편성했다"며 "설 자금지원이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위해 42조원의 설 자금을 특별 지원한다. 한국은행 대구경북지역본부 직원들이 발행된 신권을 시중은행에 배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