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외신들이 한국과 관련된 이슈를 다루는 일은 흔치 않았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적 지위가 높아지고 한류 열풍이 세계를 강타하면서 국내의 큰 이슈는 외신에서도 톱이슈로 다뤄지곤 한다.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자랑스러운 이슈가 외신에 오르며 뿌듯할 때도 있지만 때론 다루지 않았으면 하는 부끄러운 치부도 외신의 눈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특히 외신은 자국민을 주요 독자로 삼고 있는 만큼 같은 이슈도 우리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때가 많으며 때론 더욱 객관적인 제3자의 시각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같은 이슈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길 희망하며 다양한 국내 이슈들을 외신을 통해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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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인 'CES 2017'이 지난 8일까지 4일간 진행됐다. 50주년을 맞은 이번 행사에는 약 150개 국가에서 3800개의 업체가 참여했는데 여기에 참석한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에 대한 외신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새해를 맞이해 새로운 제품들을 준비하는 IT 기업들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뜨거운 모습이다.
CES 2017, 한국 기업 활약 두드러져…LG 어워드 휩쓸어
수많은 외신들이 국내 기업들이 CES에서 선보인 제품들을 극찬한 가운데, 전자신문 전문 매체인 씨넷은 'CES에서 가장 핫했던 제품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LG전자, 삼성전자, 소니를 소개했다. 씨넷은 'always LG(항상 LG)' 라는 소제목의 기사에서 LG가 이른 아침 기자간담회로 CES의 출발을 끊었다면서 특히 LG의 제품 중 시그니쳐 OLED TV인 'W7' 시리즈가 매우 얇다고 극찬했다. 또한 LG의 스마트냉장고인 '스마트인스타뷰' 역시 훌륭했다고 전하며 아직 출시일이나 가격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고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LG가 처음으로 선보였던 로봇 제품들에 대해서도 외신들은 좋은 평가를 냈다. 와이어드, 텔레그래프, 더버지 등 IT 전문 매체들은 무선 인터넷을 통해 집안 가전제품 및 조명, 보안시스템을 제어하며 집에서 집사역할을 수행하는 가정용 허브 로봇에게 '최고 제품상'을 수여했다. 또한 씨넷은 잔디깎는 로봇, 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인 알렉사와 호환되는 가전제품들이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이번 CES2017에서 무려 90개의 어워드를 휩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씨넷, CNN머니, 테크레이더 등 유력 매체들은 일제히 LG전자에게 각종 어워드를 제공했다. 미국의 최대 일간지인 USA투데이의 리뷰 전문 매체 '리뷰드 닷컴' 역시 LG의 시그니처 OLED TV W모델을 '에디터스 초이스'로 선정하면서 "흠잡을 수 없는 OLED의 화질 뿐 아니라 디자인은 마치 예술 작품 같다"고 평가했다.
와이어드는 '당신의 집을 위한 LG의 깜찍한 음성인식 로봇을 만나봐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음성 인식 로봇에 대해 설명했고 엔가젯은 'LG가 냉장고 등 가전 제품에 알렉사를 접목했는데 매우 훌륭한 아이디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가전 제품들에 대해 설명했다.
LG전자 직원들이 CES 공식 어워드를 포함해 무려 30개의 어워드를 받은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리뷰드닷컴, 삼성전자, 'QLED TV' CES 최고 제품으로 선정
삼성전자 역시 120개의 상을 수상하며 외신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씨넷은 삼성전자가 이번 행사에서 QLED TV를 공개했다면서 이 제품은 특히 빛과 컬러 퍼포먼스가 크게 개선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의 QLED TV는 CES 혁신상을 비롯해 20개가 넘는 상을 수상했다. 또한 IT매체인 리뷰드닷컴, 위버기즈모는 이 제품을 CES 최고 제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큐넷은 삼성전자의 퀀텀닷TV 기술에 대해서도 따로 링크를 걸어 자세히 설명했다. 퀀텀닷TV란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물질인 카드뮴을 사용하지 않은 유일한 TV다.
삼성전자의 클라우드 기분 노트북 '크롬북 플러스'와 '크롬북 프로' 역시 다른 크롬 OS 기기보다도 더욱 성능이 좋다는 극찬을 받았으며 디지털트렌드 등의 외신들이 삼성 크롬 시리즈를 CES 최고 제품으로 선정했다. 또한 씨넷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갤럭시 노트7 발화와 관련해 조사가 나오면 공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크롬북 플러스와 ’크롬북 프로’를 디지털 트렌드(Digital Trend), 슬래시 기어(SLASH GEAR), 와이어드(Wired), BGR, 나인투파이브 구글(9to5Google) 등이 CES 최고 제품으로 선정했다.사진/삼성전자
삼성-LG 엇갈린 실적에도 외신 관심 주목
두 기업 모두 CES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실적의 경우 극명하게 엇갈렸다. IT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은 '노트7 발화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실적은 선방한 반면 LG의 실적은 모바일 부진으로 악화됐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나인투파이브는 LG전자의 실적이 2010년 4분기 이후 가장 크게 악화됐으며 적자로 전환을 했다고 전하면서 모바일 부진이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었으나 지난 4분기 TV와 가전제품 부문도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외신들은 삼성잔자가 노트7 사태로 4분기 실적이 급감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놀라움을 표현했다. 경제전문 매체 배론즈는 모건스탠리의 연구원들을 인용해서 메모리 부문 이익과 환율 효과 덕분에 좋은 실적이 나왔다면서 올해 1분기까지도 계속해서 이러한 긍정적인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 또한 마지막 문장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난해 47% 올랐다며 이는 10% 오른 애플과도 비교가 된다고 전했다.
포브스 "애플 신제품 아이폰 많이 팔리길 기대하는 삼성"
이렇듯 삼성을 언급할 때 애플을 함께 비교하는 기사가 외신들에서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포브스는 '삼성이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이 많이 팔리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는데, 이 기사에서 애플의 최신 아이폰에 삼성전자 OLED 패널이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애플의 실적이 개선되면 삼성전자의 실적이 함께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포브스는 미국 독자들을 위해 대부분의 북미 지역 사람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으로 경쟁하는 기업이라고 인식하고 있으나 삼성은 거대한 재벌 기업인 만큼 스마트폰 사업은 큰 파이의 일부에 불과하고 OLED 패널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애플 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삼성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브스 "삼성전자의 S8에 대한 도박"
또한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다음 스마트폰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 갤럭시S8에 대한 큰 도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갤럭시S8이 올해 4월에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삼성이 무려 1000만대 초도물량을 벤더사에 주문해 놓을 만큼 이 모델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통상 삼성전자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신제품을 공개하는 것이 전통이었지만 노트7 리콜 사태로 일정이 수정됐다고 전하면서 갤럭시S8에는 안드로이드의 모든 최신 기술이 담겨있을 것이며 시장이 기대가 높다고 전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 "정치적 스캔들이 중장기적 실적 해 될수도"
삼성전자의 실적 관련 긍정적인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불거지고 있는 정치적 리스크가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는 외신도 있었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정치적 스캔들 불구 삼성전자 좋은 4분기 실적 기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훌륭했지만 앞으로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삼성전자가 최순실게이트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이것이 삼성전자의 이미지를 더럽혔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것이 삼성전자의 기업 경영 개선 노력들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실적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모바일앤앱 "LG전자의 G6, 사용성과 미적인 부분에 초점"
삼성 뿐 아닐 LG전자 역시 신제품 'G6'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앞서 LG는 2월 WMC에서 G6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모바일앤앱스는 이에 대해 "작년과 다르게 LG의 신제품은 사용성과 미적인 부문에 가장 많은 초점을 두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이번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그동안 고집해 왔던 탈부착형 배터리, 모듈형 스마트폰을 포기하고 방수, 방진 기능과 일체형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한 점을 꼽았다. 이 매체는 "지난해 매출 감소에서 회복되기 위해서는 G6의 성공이 간절하다"면서 "정확한 스펙은 밝혀진 것이 없지만 시장의 기대감도 높고 모바일 부문 성공이 간절한 만큼 매우 높은 스펙의 신제품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