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15일 개최된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통해 출범한 박지원 대표 체제가 공식 회의 첫 석상에서부터 지도부 간 이견을 드러내며 파열음을 냈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연대론’과 ‘현충원 참배 일정’ 등을 놓고 박 대표를 향해 문제를 제기했다.
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자강론과 연대론이 계속 회자됐는데 이것은 동전의 양면이다. 큰 천막을 치려면 더욱 깊게, 단단하게 우리 당의 기둥을 세워야 한다”며 “선 자강 후 연대는 정치, 외교, 국가 운영의 기본이고 선거운동, 혁명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박 대표의 구상은 출발부터 지도부 내 반발에 부딪혔다. 김영환 최고위원은 “전대를 통해 자강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성과인데, 선거가 끝나자마자 빅텐트론으로 전환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아직 잉크가 마르지 않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박 대표가) 60% 지지를 얻은 것은 1인 1표라 그런 것이지 실제 환산하면 30%밖에 안 된다”며 “당내 중요한 문제는 최고위원과 상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당내 문제가 독단으로 흐르면 벚꽃 피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주홍 최고위원도 지도부가 이날 오전 현충원을 찾아 고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만 참배한 것을 놓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며 “창당정신에도 정면으로 반대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황 최고위원은 또 이날 지도부 일정이 결정된 방식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첫 공식 일정인 현충원 참배에 대해 전혀 협의가 없었다. 이런 중요한 문제를 최고위원들과 상의 없이 첫 공식일정으로 했다는 것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만 뽑으면 그 순간 제왕이 되버리는 것이 정치 현실“이라며 박 대표를 직접 겨냥해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이승만·박정희 두 분의 전직 대통령 묘소 참배는 '현 탄핵정국에서 국민정서상 과연 바람직하겠는가' 하는 판단으로 유보시켰다”며 “탄핵정국이 해결되고 적당한 기회에 참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수습에 나섰다.
국민의당 박지원(왼쪽)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긴 모습.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