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현대차 노사가 15년만의 완전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한데 대해 평화적 노사관계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는 대립각이 좁혀지지 않는 현안이 많아 갈등이 재연될 소지도 다분하다.
우선 가장 큰 쟁점은 논란을 빚고 있는 노동관계법상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규정이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규정에 대해 포괄적 노조활동에 대해서는 임금지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경제단체 및 현대차 등 노조활동이 왕성한 기업들은 이에 반발하면서 각종 성명발표, 간담회 등 의사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이같은 '단체행동'에 사실상의 선두에 서서 노동관계법 원안 고수를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중이다.
반면 현대차 노조는 임금지급 금지는 노조활동에 대한 방해라고 규정하면서 법개정안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금속노조와 보조를 맞춰 개정안 철회투쟁에 나서는 것도 심각하게 검토중이다.
현대차노조 장규호 대변인이 임단협 합의를 이끌어낸 뒤 "올해 임단협은 별탈없이 마무리됐지만 내년에는 내부적인 노사문제보다 외부적인 문제로 인한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불과 몇개월뒤 다시 시작될 2010년 임단협도 변수다. 당장 올해 사상최고 수준의 성과급으로 한껏 기대치가 높아진 노조의 요구를 사측이 얼마나 감당할수 있느냐는 문제가 떠오른다.
노조가 내년 임단협에서 올해수준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대우를 요구할 경우 사측과의 갈등은 재연될 여지가 적지 않다.
게다가 내년으로 미뤄진 주간연속 2교대제(새벽근무를 없애는 탄력근무제), 임단협 적용기간 단축 등도 논란의 여지가 다분한 사안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올해는 큰 문제없이 무분규로 현대차 노사관계가 잘 풀렸지만 아직까지 반영구적인 노사간 신뢰가 구축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기아차 노조 협상도 고비를 맞고 있다.
기아차는 오늘 경기 화성 소하리 공장에서 22차 임협 교섭을 진행하며 연내 타결을 위해서는 사실상 오늘까지가 협상 마지막 시한이다.
노조는 협상이 결렬되면 양재동 본사에서 대의원대회를 소집키로 하는 등 강경대응 태세다.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 타결안 수준의 대우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300%+300만원안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속노조 산하 사업장 가운데 가장 강경노선인 기아차노조가 결국 파업절차를 밟는 등의 행동에 돌입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선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연내타결 기대감이 높아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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