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을 이용할 경우 급락하던 신용평가제도를 개선키로 하면서 저축은행 업계가 중금리 대출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출금리 기준을 적용한 신용평가 제도가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축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을 중심으로 하반기에 적극적으로 영업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당국의 신용등급 개선안이 시행되면 기존보다 신용등급이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고객들이 보다 쉽게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서민금융지원 방안'에 따라 상반기 중에 신용평가 기준을 변경하도록 했다.
이 개선안은 대출 금리에 차등적으로 신용평가 점수를 책정한다. 개선안이 시행되면 시중은행과 금리가 비슷한 저축은행 대출상품이라면 신용하락에 대한 부담이 없다.
기존에는 제1금융권이나 제2금융 등 금융권역에 따라 신용평가 등급 하락이 결정됐다. 금리가 다소 높더라도 1금융권인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경우 신용등급 하락이 거의 없지만,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평균 1.7등급 하락했다.
결국, 저축은행들은 신용등급 하락을 우려해 대출을 꺼려하는 고객들을 유치하기에 수월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도 앞다퉈 중금리대출을 중심으로 영업 강화방안을 준비 중이다.
실제로 JT친애저축은행은 자체 중금리 대출 상품인 '원더풀 슈퍼와우론'과 '원더풀 와우론'을 올해 핵심 영업상품으로 선정하고 영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OK저축은행은 최근 10%대 중금리 대출 상품 영업을 확대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앞서 OK저축은행은 최근 모바일과 인터넷 등 온라인에서 중금리 상품을 가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이 밖에도 기존에 중금리 대출 상품인 '사잇돌2'를 취급하지 않던 OSB·고려·대명·삼정·오투·인성·JT친애·키움예스 등도 이달부터 이 상품을 취급키로 했다.
사잇돌2 대출은 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한 중금리 상품으로 신용등급(1~8등급) 중·저신용자들에게 평균 연 15% 내외의 금리로 최대 2000만원 한도로 자금을 빌려주는 정책금융 상품인데도 불구하고 이 상품을 이용할 경우 신용등급 하락하는 문제가 제기 됐었다.
한편,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상품인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많아질수록 자산건전성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상품의 금리는 10~15%대로, 저축은행의 평균 대출 금리인 10% 후반대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저축은행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오는 4월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저축은행업권 자산 건전성 강화 방침에 맞춰 리스크 감축을 진행 중"이라며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 리스크 부담이 적은 중금리 상품은 저축은행의 건전성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가 금융당국의 신용평가 제도 개선에 중금리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의 한 저축은행 영업창구에서 고객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