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당, 소리만 요란…빈수레로 끝난 1월 국회

2월 국회도 성과 장담 못해…25일 여·야 회동 갖고 일정 논의

입력 : 2017-01-22 오후 4:24:20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1월 임시국회가 지난 20일 별다른 소득 없이 막을 내린 가운데 다가오는 2월 임시국회도 ‘맹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각 당이 본격적인 조기대선 체제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수많은 토론·협의가 필요한 이른바 ‘쟁점법안’들의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22일 “여·야가 오는 25일 회동을 갖고 2월 임시국회 일정 협의에 들어간다”며 “당초에는 내달 1일 (2월 국회를) 연다는 말도 나왔지만 설 직후라 어렵다는 이유에서 2월 둘째주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 20일 본회의를 열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을 지원하기 위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을 비롯한 26개의 안건을 처리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그러나 상법개정안 등 이른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과 현행 19세인 선거연령을 18세로 하향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안, 검찰개혁 일환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 법인세 인상안, 노동관련 법안, 규제프리존 특별법 등 여·야가 각각 처리를 주장하고 있는 쟁점 법안들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2월 임시국회로 넘긴 상황이다.
 
이 같은 결과는 1월 임시국회를 열 때부터 예견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를 표방하는 바른정당의 등장으로 야당 발 개혁입법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4당체제 등장은 오히려 각 교섭단체 간 입장차이를 조율하기 어려워지는 결과를 낳았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근 “이런 결과가 나올까봐 1월 국회를 열지말자고 다른 당 원내대표들에게 호소했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2월 국회에서도 쟁점법안들의 결론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은 해당 법안들을 놓고 각 당의 입장차이가 너무도 크다. 경제민주화 법안 중 대기업 오너 일가를 견제하기 위해 소액주주 권리를 키우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은 재계는 물론 학계 일부의 반대를 등에 업은 새누리당이 반대입장을 고수하며 아직 법사위원회 법안소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선거연령 18세 하향 법안은 안전행정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반대로 노동관련 법안과 규제프리존 특별법 등은 정부와 여당이 처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제1당인 민주당의 반대가 완강하다. 이 같은 ‘식물국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행 국회선진화법 개정 필요성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설 연휴 이후 본격적인 대선정국으로 접어들면 국회의 관심사도 입법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원래대로 대통령선거가 이뤄지는 12월을 기준으로 보면, 지금은 심리적인 정치일정이 이미 8~9월쯤 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각종 법안처리에 힘을 쓰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안희정 충남지사를 시작으로 각 대선 후보들의 공식 출마선언이 설 연휴 전후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입법과제들이 각 당의 대선공약으로 이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개혁입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민주당만 해도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룰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의원들의 관심이 쏠려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경선 규칙 논의를 지속했다.
 
다만 각 당은 표면적으로 쟁점 법안들의 입법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지난 20일 정세균 국회의장 면담 후 기자들을 만나 “청와대 간섭이 없을 때 2월 국회에서 개혁입법을 통과시키고 선거연령 18세 인하와 결선투표제 도입도 적극 추진하자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1월 임시회 본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이 안건 의결을 마치고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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