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의 식지않는 '한방화장품' 사랑

입력 : 2017-01-30 오전 10:40:03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한방화장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사랑이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이후 K뷰티 전반에 그림자가 드리우는 상황에서도 굳건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설화수'와 LG생활건강(051900)의 '후' 등 대표 한방화장품이 이번 춘절 연휴 기간 동안 면세점에서 매출 상위권을 휩쓸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춘절 연휴 기간 판매데이터에 따르면 설화수와 후가 각각 매출 1,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면세점은 올해에도 비슷한 소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춘절 전부터 관련 상품의 재고를 늘리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설화수와 후는 2015년부터 샤넬과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을 누르고 주요 면세점에서 전체 매출 1,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2015년 롯데면세점 소공점에서 후는 1309억원의 매출로 전체 1위를 기록하며 수입브랜드 중 1위를 기록한 루이비통(671억원)을 두배 가까이 앞서기도 했다. 
 
한방화장품은 인삼 같이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고급 한방 원료를 사용하며 유커 사이에서 '잇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면세점 매출이 급증했다. 
 
올해에는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객 축소 지침과 소비세 인하에 따른 화장품 현지 판매가 인하 등 유커 매출을 위축시킬만한 요인이 있지만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단체관광객은 줄지만 구매력이 높은 개별 관광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점과 브랜드 매장에서 구매할 경우 정품임을 믿을 수 있다는 점도 유커들에게는 매력적이다. 
 
결정적으로 설화수와 후에 대한 중국인들의 선호도가 꺾이지 않았다. 두 브랜드는 면세점 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나란히 1조원이 넘는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설화수는 2015년 국내 화장품 브랜드 중에서는 처음으로 매출 1조원 고지를 돌파했다. 중국 현지에는 2011년 진출했으며 지난해까지 현지 매장을 100곳 이상으로 늘렸다. 중국 매출 성장률은 2015년 100%, 2016년 80% 수준을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설화수보다 론칭이 6년 늦었던 후도 지난해 1조클럽에 들어서며 화장품 단일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중국 매장을 158곳으로 늘리며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가 후를 애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2015년에는 중국 시장에서만 197%의 성장세를 보이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특히 후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노골화된 지난해에도 중국 시장에서의 고성장세를 바탕으로 전체 매출을 49%나 키웠다. 후의 지난해 연매출을 1조2000억원으로 LG생활건강 전체 매출의 5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서울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설화수'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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