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2월 쉐보레 ‘볼트(PHEV)’에 이어 3월 ‘볼트 EV’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현대자동차 친환경 브랜드 ‘아이오닉’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쉐보레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해 다음달 쉐보레 ‘볼트’를 일반인에게 판매한다. 지난해 부산모터쇼에서 국내에 처음 공개된 볼트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카셰어링과 렌터카 업체에만 공급돼왔다.
쉐보레 볼트는 국내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분류됐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볼트 판매가는 4400만원이지만, 국내 판매가격은 이보다 낮은 3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볼트는 18.4kWh의 대용량 배터리와 이를 충전하는 역할을 하는 2개의 전기모터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89km에 이른다.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K5 PHEV 등과 비교하면 전기로만 2배 이상 주행거리가 길다. 이와 함께 한국지엠은 순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를 오는 3월 국내 출시해 라인업을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
볼트 EV는 1회 충전으로 381km를 주행할 수 있어 전기차의 단점인 짧은 주행거리를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EV와 비교하면 약 2배에 달한다. 여기에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면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볼트 EV는 ‘2017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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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005380)는 지난 25일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년 320km 이상 주행거리를 가진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현대차는 자율주행과 친환경차 등의 연구개발를 위해 향후 5년간 미국에 31억 달러를 투자해 장기 성장 동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 출시를 앞둔 쉐보레 볼트 EV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 친환경차 시장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오는 2020년까지 14개 차종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춰 해외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전기차 시장의 점진적인 확대에 대응하는 전용 플랫폼을 개발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차종간 부품 공용화를 확대함으로써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쉐보레가 지난해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6 부산국제모터쇼 프레스데이'에서 2세대 쉐보레 볼트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사진/한국지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