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더해 최근 금리까지 상승하면서 상환연장에 대한 부담도 더욱 커져 생존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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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조선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 갚아야 할 회사채는 총 2조2200억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4월21일 4400억원, 7월23일 3000억원, 11월29일 2000억원 등 총 9400억원의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2월26일 2000억원, 7월23일 800억원, 7월24일 4000억원 등 총 3차례에 걸쳐 68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2월14일 4000억원, 9월26일 2000억원 등 총 6000억원의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조선 3사가 올해 2월, 4월, 7월에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가 총 1조8200억원으로 전체의 81.98%가 집중됐다.
당장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4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4400억원을 상환해야 하지만 뚜렷한 유동성 확보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산업은행이 지원할 수 있는 자금은 7000억원 수준으로 운영자금으로 쓰기에도 빠듯하다. 당장 44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한다 해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서울본사와 마곡부지 등 자산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경기불황에 인수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그나마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다. 최근 해양플랜트와 VLCC(초대형 원유 운반선) 등 수주를 통해 유동성 자금을 일부 확보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로 회사채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 25~26일 이틀간 5.9bp(1bp=0.01%) 상승해 연고점인 1.687%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선 금리 급등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퍼지고 있다. 통상 기업들은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면 새로 회사채를 발행해 만기 회사채를 갚는 차환 방식을 쓰지만, 금리가 급등하면 이자부담이 커져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게다가 조선업계가 구조조정으로 신용도가 낮아져 회사채 시장이 경색될 수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면서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우려스럽고, 공적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채권시장안정펀드 설정을 해놓은 상황이어서 차환 발행은 큰 무리 없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면서 "다만 시장 금리가 올랐기 때문에 이자비용 부담은 상당히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